공립 초중고교 급식조리원을 비롯한 전국학교 비정규직연대회의 소속 노조원들이 최근 하루 첫 파업을 벌였다. 충격적이다. 그것은 어떤 이유로든 학생을 볼모로 한 위법행위이기 때문이다. 파업엔 서울 정부종합청사 앞 출정식에 참가한 서울·경기 노조원 1천여명을 포함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관할에서 조합원 1만5천여명이 참여한 것으로 추정됐다.
노조원들의 요구는 호봉제 도입, 교육감 직접고용 실시, 교육공무원직 법안 제정, 교과부 단체교섭 시작 및 학교비정규직 대책 마련 등이다.
이번 파업엔 급식조리원들이 대거 포함돼 있어 급식 차질이 우려됐지만 큰 혼란은 없었다. 전국 9천647개 공립 초중고교 가운데 933곳(9.67%)에서 급식 중단 등이 빚어졌지만 심각한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한다. 천만다행이다.
다만 이번 일은 문제가 적절하게 관리되지 않을 경우, 학교 현장의 파행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을 보여 줬다는 점에서 교육당국의 적극적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학교 비정규직들의 근로여건은 동일 노동 정규직에 비해 턱없이 열악한 게 사실이다. 영양사만 해도 금년 비정규직의 초임 연봉은 1천857만원 정도로 같은 일을 하는 정규직 영양교사 3천18만원의 62%에 불과했다.
비정규직은 호봉제가 없기 때문에 근속연수가 길어질수록 차이는 더욱 벌어지게 된다. 고용도 불안하기 짝이 없다. 인력관리가 표준화 매뉴얼도 없이 개별 학교 교장에게 맡겨지다 보니 학교의 행정·예산 사정에 따라 언제든지 해고될 수 있는 상태인 것이다.교육과학기술부는 비정규직 처우 개선을 위해 최근 수당 신설 등을 통한 인건비 인상과 직종별·근무기간별 보수체계 개편, 무기계약직 전환 계획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일방적 시책보다 중요한건 학교 비정규직들이 권익을 주장할 공식 창구가 없다는 점이다.
교육당국은 하루 빨리 학교 비정규직 단체교섭 창구를 마련해 줘야 한다.
당국은 어떤 식으로든 문제 해결 연구에 심혈을 기울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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