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2일 참여정치평가포럼에서 한나라당과 대선주자들에 대한 비난성 발언을 한 것을 놓고 정치권에서 ‘선거법 위반’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3일 염창동 당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한나라당 후보를 당선되지 못하게 하려는 대통령의 발언은 명백히 선거법 위반”이라며 “선관위 고발 등 적극적 조치를 포함한 모든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 대변인은 “탄핵결정 당시 헌법재판소는 후보가 특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선거법 위반은 아니라는 결정을 했지만 그때는 총선이었고 지금은 대선”이라며 “한나라당에는 명백히 확정된 후보군이 있고 따라서 탄핵에 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과 똑같은 법논리는 적용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 대통령은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을 것을 생각하면 끔찍하다’는 말을 했는데, 이는 대통령의 지위를 이용해 선거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한 것”이라며 “따라서 공무원의 선거운동을 금지하는 선거법과 정치적 중립 의무를 규정하는 국가공무원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 대변인은 이어 “참평포럼은 언론에 보도될 것을 번연히 알면서도 어제 행사를 개최해 한나라당의 집권을 저지하고 한나라당 후보의 낙선을 꾀했기 때문에 명백히 선거법상 사조직”이라며 “선거법상 사조직에 해당하는 참평포럼은 즉각 해체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와대 천호선 대변인은 이에 대해 “선거법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라면서 “정책에 대한 토론이기 때문에 선거 중립 침해와는 관련이 없다”고 반박했다.
천 대변인은 이어 “대선주자들의 공약 중 참여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과 비난, 참여정부 정책과 모순되거나 (정책을) 흔들 수 있는 문제제기도 있고 우리가 정책적 문제제기를 한 것은 그런 부분”이라며 “대선주자들과 현직 대통령도 충분히 토론할 수 있는 것 아니냐. 이런 토론이 국가 발전과 국민의 판단에 도움이 되는 유익한 과정일 수 있고 최종평가는 국민의 몫”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참여정부에 대한) 평가가 지나치게 왜곡돼 있어 이를 바로잡고자 다른 시각의 반론을 제기하는 것”이라며 “참여정부가 끝난 뒤 평가하면 되지 않느냐 하지만 참여정부를 어떻게 평가하느냐가 다음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임기가 끝난 뒤 평가하는 태도는 바른 게 아니다”고 덧붙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이와 관련 3일 “언론에 보도된 내용만으로 선거법 위반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면서 “연설 자료를 입수한 뒤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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