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잇달아 벌어진 흉악범죄에 대한 대처의 일환으로 경찰이 불심검문 제도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놓고 여론은 범죄예방을 위해 필요한 조치라는 주장과 범죄예방과 상관없는 인권침해라는 주장으로 논쟁이 뜨겁다. 그러나 불심검문은 일부가 주장하는 것처럼 '부활'한 것이 아니다.
현행법에 명시되어 있는 제도이고, 지난 2010년 국가인권위원회가 불심검문 과정에서의 절차위반에 대한 시정을 요구하여 이에 개선조치가 있었을 뿐 중단된 것이 아니다. 필요할 경우 평상시에도 행해지고 있었던 것을 최근 흉악범죄에 대한 대응 분위기를 잡는 차원에서 강화하겠다는 취지인 것이다.
물론 불심검문이라는 제도 자체가 무고한 시민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전제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측면에서 문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불심검문이 실제 범죄자 적발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언제 어디서 경찰이 불심검문을 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압박만으로도 범죄자를 위축시키는 효과를 무시할 수는 없다.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흉악한 범죄가 떡하니 벌어지는 최근의 상황을 보면 무엇이 우선인지 판단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며, 그 판단이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기는 더욱 어렵다. 다만, 뾰족한 해결방안을 당장 내놓을 수 없는 상황에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의 국민들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불심검문이 선량한 시민을 다소 불쾌하게 만들 수는 있겠지만 그로 인해 단 한건의 범죄라도 예방할 수 있다면, 단 한명이라도 끔찍한 피해를 면할 수 있다면 그 정도의 불편은 감수해야 하지 않겠는가. 우리 사회에서 흉악한 범죄를 추방하기위해 좀 더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무장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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