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4대강 사업에 참여한 건설업체들의 입찰담합 사실을 무더기로 적발하고도 처리를 지연하다 솜방망이 처벌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는 소식이다. 충격적이다. 그것은 국회 김모 의원이 공개한 공정위 내부자료에 따르면 공정위는 2009년 10월 4대강 1차 턴키공사 입찰에서 15개 공구 가운데 13개 공구에서 담합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처벌에 대한 최종 의결이 이뤄진 것은 지난 6월로 3년이 걸렸다. 한심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입찰담합 조사 결과 발표도 많은 의혹이 제기돼 있다. 과징금이 형편없이 적었고, 건설사 임직원 등에 대한 검찰 고발도 없었기 때문이다.
김 모 의원에 따르면 공정위는 또 최종 의결 과정에서 처벌 수위가 훨씬 낮은 물량배분 법조항을 적용했다고 한다. 물량배분 법조항을 적용하면 들러리 입찰 업체는 과징금을 물지 않는다. 부과 기준율을 제대로 적용하면 최종 과징금은 5천530억∼7천335억원에 이른다고 김모 의원은 주장했다.
공정위가 8개 건설사에 최종 과징금으로 1천115억원을 부과해 80∼85%를 깎아준 4대강 사업은 초대형 국책사업으로 투입된 22조원의 혈세가 담합으로 빠져나갔다는 것이다. 이러니 국민은 누구를 믿어야 하나. 건설사들이 담합으로 세금을 빼먹는다는 것은 분명 묵과할 수 없는 일이다.
담합행위에 대한 전면 재조사와 함께 공정위의 처분에 대한 사법당국의 면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과징금 부과의 적절성은 물론 건설사의 담합을 확인하고도 고발을 하지 않는 배경과 조직적인 은폐 시도 여부를 낱낱이 밝혀내야 한다.
공정위는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영주댐 담합 조사를 서둘러 마무리 짓고, 건설사들에 대한 징계 결과를 공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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