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경제 ‘꽁꽁’…노점상·세차장 등 장사 차질
전통시장도 조용…전남 관광명소 주변 영업포기
31일 오후 광주 남구 봉선1동 주민센터 앞 길가 세차장 종업원이 강추위에 얼어버린 수도관을 고치고 있다.
“설 때 고향에 갈려면 한개라도 더 팔아야 하는데 날씨 때문에 사람들이 없어요”
광주 남구 봉선1동 주민센터 앞 길가에서 과일을 판매하는 김모씨(50)는 한파 때문에 이중고를 겪고 있다.
강추위로 인해 노점에 펼쳐놓은 과일이 얼어버리기 때문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하고 여기에 사람 발길마저 뚝 끊겨서다.
최씨는 급기야 과일을 보호하기 위해 상자 위에 보온 덮개를 씌운 것도 모자라 얼기 쉬운 즙이 많은 과일인 배와 딸기 등에 비닐 포장을 따로 했다.
최씨는 “배, 딸기 등 즙이 많은 과일은 추위에 약해 금방 얼어버려 판매도 못하고 버려야 하는 상황이다”며 “과일을 진열해야 지나가는 손님이 보고 살려고 하는데 지금은 몇 개만 빼놓은 실정이다”고 말했다.
매서운 추위 때문에 매상도 급격히 떨어졌다. 지난 추석을 앞두고 최씨는 하루 50여만원 이상을 판매했지만 올해는 20%정도 떨어졌고 그나마 상자로 나가던 과일도 낱개로 나가는 경우가 많아 매상도 줄었다.
최씨는 “추워서 인지 사람들 통행량도 줄어들었다”며 “조금이라도 남겨야 이번 설에 고향에 내려가 부모님 용돈을 드릴 수 있는데 지금 이 상황이라면 빈손으로 가야 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그나마 최씨의 사정은 조금이나마 나은 편이다.
바로 옆에서 떡볶이, 어묵 등을 판매하는 박모씨(46·여)는 거의 울상이다.
박씨는 “버스 정류장 옆에 있어서 예전에는 지나가는 손님들이 잠시 들러 몸을 녹이고 갔는데 지금은 추워서 인지 서둘러 집으로 들어가려고 한다”며 “추워서 장사하기도 힘들 지경이다”고 설명했다.
세차장도 설을 앞두고 대목을 기대하고 있지만 죽을 맛이다.
광주 남구 봉선동 남구청 앞 셀프세차장은 강추위 때문에 수도관이 모조리 얼어붙어 아예 영업을 중단했다.
세차장 업주 박모씨는 “설을 앞두고 평상시 보다 세차량이 두 배 정도 느는데 열선 설치를 했음에도 수도관이 얼었고 또 폭설 때 내린 눈이 빙판으로 변해 깨는 작업도 만만치 않아 이번 설에는 영업 자체를 포기했다”고 말했다.
한파는 설 대목을 노리고 있는 전통시장도 얼어붙게 만들었다.
광주 서구 상무지구 노점상 관계자는 “한파 때문에 사람들 통행이 뜸해졌고 따뜻한 대형마트로 가는 것 같다”며 “지난해에 비해 50%정도 매출이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전남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구제역과 조류인풀루엔자(AI), 한파까지 겹치면서 순천만 등 사람이 많이 찾는 명소 주변 상가에는 손님 발길이 끊겼다.
또 목포, 무안, 영암 등 전남 서부권 지역은 최근 내린 폭설이 빙판길로 바뀌어 통행에 차질을 빚고 있어 관광명소 주변 음식점 등은 영업을 포기한 곳도 있었다. <양호승 기자>
코믹스-200727.jpg)
.gif)
돌아가기
.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