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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포 80대 늦깎이 작가의 첫 출판기념전시회 열려 |
2023년03월23일(Thu) |
| 오화자 화가, ‘꽃은 다 이뻐야’ 옛 동목포역에서 3월 한 달간 |
햇볕이 따스하게 내리쬐는 봄날, 동목포역 옛 역사에서 특별한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84세의 나이에 첫 출판기념전시회를 연 오화자 화가가 전시회의 주인공. 전시회 주제는 화가의 말을 모티프로 따온 ‘꽃은 다 이뻐야’.
그림그리기라는 첫 취미를 가진 후, 4년 동안 숱하게 그려낸 색연필화와 아크릴화로 전시장에 작품들은 선보인 오화자(84세)의 첫 번째 개인전이 지난 4일, 동목포역 옛 역사에서 첫 선을 보였다. ‘꽃은 다 이뻐야’ 컬러링북 출판을 기념해 개최된 이번 전시회는 딸이자 캘리그라퍼인 이화 작가가 총괄, 기획, 감독했다. 컬러링북은 14종의 엄마의 색연필화 꽃그림들을 이화 작가가 선을 따서 그림으로 재구성해 독자들이 컬러링 할 수 있게 만들었다. 또한 꽃 그림마다 제목은 캘리그라피로 쓰고 그 아래 엄마와의 추억을 설명해놓았다.
전시회가 개최되고 있는 동목포역 역사는 달콤한 꽃향기로 가득하다. 역사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벽에 붙어 있는 큰 꽃과 그 옆에 꽃잎으로 표현된 작은 꽃엽서들이 눈길을 끈다. ‘활짝 피어라’ 포토존이다. 큼직큼직한 아크릴화와 조그맣고 귀여운 색연필화 그림들이 한데 어우러져 꽃향기를 내뿜기도 한다. 딸이 운영하는 공방에서 그림을 그리는 모습과 출판한 책에 사인하며 함박웃음 짓는 모습들이 가득 담긴 사진들 또한 한 쪽 벽면에 전시되어 있다. 오화가의 그림을 모티프로 그린 캘리그라피 작품들도 함께 전시 중이다.
‘꽃’을 테마로 한 작품들은 부드러운 색감을 가진 색연필화와 기존 화가들의 작품들과는 다른 시선으로 그려낸 꽃들을 보는 재미가 있다. 거칠고 투박하지만 자유로운 선의 흐름으로 꽃을 단순하면서도 오밀조밀하게 그려냈다. 관람객들은 그림을 보면서 연신 ‘귀엽다’며 탄성을 내지른다.
“2018년, 일을 그만 두신 엄마에게 취미로 그림그리기를 권해드렸어요. 처음엔 ‘뭔 놈의 그림을 그리라 하냐!’며 투덜거리셨죠. 비싼 종이는 아깝다며 눈에 보이는 모든 종이에 닥치는대로 그리셨어요. 흔들거리고 삐딱한 선의 그림들이 많긴 하지만 하나하나 버리기 아까웠어요. 그건 다 엄마니까요.”
80살 넘어 그림을 시작한 그에게 영감을 준 인물은 캘리그라퍼인 딸 이화 작가와 이웃사촌이자 화가인 이윤정 작가. 이화 작가의 조언과 응원으로 매일매일 꽃 그림을 그리는가 하면, ‘오화자에서 점 하나 빼면 오화가’라고 말해주는 이윤정 작가 또한 그를 응원하고 지지하는 친구이다.
오화자의 생애는 동시대를 살아온 여느 어르신들과 비슷했다. 먹고 살기에 바빠 미술은 꿈도 꾸지 못했고 예술을 접하기도 어려웠다. 노년에 비로소 찾게 된 그림 그리기에 푹 빠진 오화자 작가는 늦게 발견한 재능을 세상에 빛 보게 해준 딸에게 고마움을 연신 전했다.
이화 작가는 “엄마의 그림은 미숙한 듯 하지만 미소를 짓게 한다”며 “적어도 내게는 어느 유명화가의 작품보다 훨씬 특별했다”고 설명했다.
전시장 한 켠에는 오화자 화가가 그간 그려왔던 작품들을 함께 비치해 작품의 변화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했다. 매일 한 점씩 꽃을 주제로 그려 완성해낸 색연필화 작품들 대략 600여점이 비치되어 있다.
전시장에서는 컬러링북의 꽃을 엽서화 축소해 엽서로 만든 컬러링북 엽서셋트뿐 만 아니라, 꽃그림 스티커, 이화작가의 캘리그라피 작품이 들어간 엽서, 목포 9미 스티커 등 다채로운 굿즈들도 구매할 수 있다. 전시장은 꽃피는 춘삼월 한 달 내내(오전11시~오후6시, 일요일만 오후 2시~오후 6시) 문을 연다. 오화자 화가가 직접 문을 여는 만큼 개인 일정에 따라 시간은 달라질 수 있다. 문의는 010-9877-1768.[이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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