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프로야구 연봉 협상 테이블은 어느 해보다 뜨거울 전망이다.
연봉 고과라는 단순한 잣대로는 산정이 어려울 정도로 뛰어난 활약을 세운 ‘거포’ 이대호(28·롯데)와 ‘괴물’ 투수 류현진(23·한화)이 나란히 스토브리그 ‘연봉 전쟁’에 나서기 때문이다.
2006년 나란히 투수와 타격에서 주요 부문 3관왕을 차지한 두 선수는 올해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귀한 기록을 세웠다.
이대호는 타격 7관왕에 9경기 연속 홈런 신기록을 작성했고, 16승(4패)을 거둔 류현진도 29경기(올해 2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점 이하)를 달성하면서 메이저리그 기록을 훌쩍 넘어섰다. 당연히 두 기록 모두 프로야구 출범 이후 처음 나온 대기록이다.
롯데와 한화는 두 선수의 연봉에 대해 “세계적인 기록을 세운 만큼 이에 걸맞은 대우를 해 줄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과연 얼마나 인상해줘야 하는지를 놓고 벌써 고민하는 모습이다. 두 구단 모두 다음 주부터 본격적인 협상 테이블을 마련할 예정이지만 두 선수와 계약은 막판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대호는 올해 전년 대비 8.3% 오른 3억9천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이대호는 구단과 연봉 협상 첫 만남에서 삭감안을 제시받고 훈련에 불참하는 등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끝에 협상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올해는 엄청난 성적을 올린 덕분에 느긋한 마음으로 구단 제시액을 검토해 나갈 예정이다.
여기에 이대호는 ‘자유계약선수(FA) 프리미엄’까지 기대하고 있다. 각 구단은 대개 FA가 되는 선수에게 자격을 얻는 전 시즌에 높은 연봉을 안겨주곤 한다. 연봉을 높여 놓으면 FA 선수가 다른 구단으로 이적할 때 높은 보상 금액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은 2002년 4억1천만원을 받은 이승엽(요미우리)에게 2003년 6억3천만을 준 바 있다.
또 이대호는 내년 11년차가 된다. 11년차 역대 최고 연봉액은 김동주(두산)의 7억원(2008년 FA 계약)이다.
류현진은 지난해 2억7천만원으로 5년차 최고 연봉을 받았다. 2009년보다 12.5%가 올라 종전 최고액인 오승환(삼성)의 2억6천만원을 2위로 밀어냈다.
올해도 무난하게 6년차 최고 연봉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6년차 최고 연봉은 이승엽이 2000년에 받은 3억원이다.
3억2천만원을 넘게 받게 되면 7년차 역대 최고 연봉(이대호, 2001년)까지 넘어서게 된다. 올해 성적을 고려할 때 이 액수도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은 역대 최고 인상률 기록도 갖고 있다. 투수 3관왕에 오른 2006년 말 무려 400%가 오른 1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또 한국시리즈 우승팀인 SK의 연봉 협상도 관심거리다. 지난해 우승팀 KIA는 간판 타자 김상현에게 역대 타자 가운데 최고인 361.5%가 오른 1억8천800만원을 안기는 등 화끈하게 돈 보따리를 풀었다.
SK 선수 중에서는 다승왕(17승) 김광현과 한국시리즈 MVP 박정권의 인상 폭에 시선이 쏠린다. 김광현은 지난해 손등 부상 등으로 정상적인 활약을 펼치지 못해 1억7천500만원을 받는데 그쳤고, 박정권은 지난해 150%가 올라 억대 연봉자(1억2천500만) 대열에 합류했다.
두산에서는 투수와 타자의 핵인 김현수와 김선우가 대박을 노리고 있다. 지난해 5년차 타자 최고 연봉인 2억5천만원을 받은 김현수는 올해도 타율 0.317에 24홈런, 89타점으로 꾸준한 활약을 펼쳤고 김선우(3억5천만원)도 지난해 한국 복귀 후 최다인 13승(6패)을 올렸다.
KIA에서는 에이스로 성장한 양현종, 삼성에서는 주전 유격수로 떠오른 김상수의 연봉 인상 폭이 눈길을 끌 것으로 보인다.
고과 산정방식을 바꾸면서 진통을 겪는 LG는 내야수 오지환, ‘작은’ 이병규(24번)에게는 큰 폭의 인상을 보장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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