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정보보호협정 논란이 최근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구어 오고 있다. 논란의 시작은 한일정보보호협정이라는 민감한 사안을 정부가 충분한 여론 수렴과 정치권과의 협의 과정 없이 국무회의에서 비공개로 의결하면서 촉발됐다. 그런데 국민과 정치권의 반발에 부딪히자 정부는 일본과의 공동 협정 서명식 한 시간 전에 협정의 공식 발효 보류결정을 내렸다.
이런 국제적 망신과 결례가 없다. 일본과의 협정은 그 명분을 떠나 국민들의 대일감정과 역사적인 현안들을 놓고 봤을 때 매우 민감할 수밖에 없는 문제다. 그런데 정부는 국민들을 설득하려하기 보다는 국민의 눈을 가린 밀실체결을 선택했다. 그리고 관련 부처들은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무책임함을 보였다. 일련의 과정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에는 더 이상 변명할 여지가 없다.
그러나 일부 세력들이 현상을 과장하고 왜곡하여 국민분열을 조장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어 심히 우려스럽다. 자위대와의 협정?제2의 을사조약?매국노 등의 자극적인 용어로 국민들을 현혹하고, 국민총리 해임?내각총사퇴 등의 과격한 주장을 하는 것은 대선을 겨냥한 여론몰이, 정국 흔들기로 보일 수 있다. 잘못은 잘못대로 꾸짖되, 협정의 추진 또는 철회는 국익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인지 냉정한 판단을 내린 후에 결정할 일이다. 잘못된 절차를 핑계로 무조건 철회하라는 것은 더 무책임한 처사임을 알아야 한다.
특히 정부는 국민들의 혼란을 야기하고, 외교적 결례를 범해 국가의 위신을 손상한데 대해 진심으로 사죄하고 전말을 명명백백히 가려 책임자를 엄중히 문책해야 한다. 또한 이번 사안을 이용해 국민분열을 조장하려는 세력은 그 불순한 시도를 즉시 중단하고 정부와 정치권은 정치논리를 버리고 원점으로 돌아가 한일군사정보협정이 궁극적으로 우리 국익에 필요한 일인지를 냉정하고 이성적으로 판단하여 처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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