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무상보육정책이 혼선을 빚고 있다. 충격적이다. 그것은 기획재정부가 영유아 전면 무상보육제도를 선별지원 방식으로 전환하겠다고 했다가 하루 만에 없었던 일로 하겠다고 번복했기 때문이다. 이것이 문제다.
기획재정부 2차관은 7월 3일 “재벌가 아이들에게도 정부가 보육비를 대주게 되는데 이것이 공정한 사회에 맞는 것이냐”며 “고소득층에게 가는 보육비를 줄여 저소득층에게 양육수당을 더 주는 것이 오히려 사회정의에 맞을 것”이라고 했다. 정부가 작년 말 국회에서 통과된 영유아 전면 무상교육제도를 선별지원 방식으로 전환하겠다는 뜻이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물론 보건복지부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그러자 기획재정부는 4일 다시 브리핑을 자청해 “금년부터 실시되는 0~2세 무상보육에 대한 문제가 많이 제기되고 있어 개편 필요성이 있는지, 개편한다면 어떤 방향이 좋은지를 검토하고 있을 뿐이며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물러섰다.
하지만 무상보육 확대를 공약으로 내건 새누리당은 정부에 화가 단단히 났고, 민주당은 국정조사를 요구하는 등 논란이 커지고 있다. 현행 정부 보육정책에 문제가 많은 건 사실이다. 현행 보육료는 영아(만 0~2세)와 5세아의 경우, 종일제(오전 7시30분~오후 7시30분) 기준으로 부모 소득과 관계없이 전액 지원되고 있다.
내년부터는 3~4세아에게도 확대 적용된다. 그러다 보니 가정에서 양육하던 아이들까지도 보육시설로 옮겨갔다. 이 바람에 보육시설 이용률이 정부 예측보다 20% 이상 증가하면서 재정적으로 큰 부담을 지게 된 지방자치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정책에 잘못이 발견되면 하루 빨리 바로잡아야 한다. 예산 부족으로 보육료 지급이 중단되는 일이 생긴다면 그 피해는 저소득층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정부는 현행 무상보육 정책의 문제점을 바로잡는 데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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