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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단의 두 목소리 |
2012년07월17일(Tue) |
| 나경택 수석논설위원(칭찬합시다운동중앙회 회장) |
노무현 정권 때 국정원장을 지낸 김승규 전 원장은 그제 2006년 ‘일심회’사건과 관련, “수사 도중 청와대에서 ‘수사를 그만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청와대 참모 대부분이 수사를 반대했다”고 말했다. 일심회 사건이란 통합진보당 전신인 민주노동당의 최기영 사무부총장, 이정훈 중앙위원이 북한에 포섭된 재미교포를 통해 민노당 당직자 300여명의 자료와 성향 등을 북에 통째로 넘긴 사건이다. 김승규 전 원장은 국정원이 관련자들을 체포해 수사에 나선 지 사흘 만에 갑자기 교체됐고, 후임 김만복 원장이 취임한 후 수사는 흐지부지됐다.
일심회 사건 판결문에는 최기영 당시 민노당 사무부총장이 일심회 조직원 손정목씨 등을 통해 민노당 핵심 인사들에 대한 성향분석 자료를 북에 넘긴 것으로 나와있다. 최씨는 현재 진보당에서 정책기획실장이라는 요직을 맡고 있다. 김 전 원장은 이번에 성남에서 당선된 김미희 의원도 조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자신이 물러난 후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심회가 북에 넘긴 자료는 18대 국회에서 최루탄을 터뜨렸던 김선동 의원을 ‘뚝심있는 운동가’로 묘사하고, 서울 관악을에서 이정희 전 대표의 지역구를 물려받아 당선된 이상규 의원은 포섭대상으로 지목했다. 이번에 비례대표로 당선된 김제남 의원도 판결문에 이름이 31번이나 등장한 포섭대상이다. 유령투표·뭉텅이 투표로 말썽이 난 이번 비례대표 경선의 선관위원장인 김승교 변호사는 일심회 사건 변호사였다.
국정원이 2006년 당시 김 전 원장 의지대로 일심회 사건을 수사했더라면 요즘 진보당 내 종북 주사파 출신들의 실상의 전모가 그때 세상에 드러났을 것이다. 당시 노무현 청와대 비서실 진용은 이병완 비서실장, 전해철 민정수석 등이 있었고, 386 출신 청와대 참모들이 일심회 수사를 반대했었다고 한다.
민주당 대선 주자인 문재인 의원은 경기도 군부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북한 인권이나 탈북자 문제는 이념을 떠난 것이다. 북한 주민의 인권이 보편적인 규범에 못 미친다면 증진시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학규 상임고문도 같은 날 전북대 강연에서 “북한은 결코 정상적인 국가라고 볼 수 없다. 주민은 굶어죽는데 핵 개발에 돈을 쓰고 있지 않으냐. 우리는 북한 인권에 대해 떳떳이 해야 할 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합진보당 내부 회의에선 천호선 전 대변인이 “진보 세력 다수는 북한의 인권, 3대 세습, 북핵을 반대한다. 당이 이를 분명히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세 사람 말은 너무나 상식적인 얘기다. 그런데도 “북에 대해서도 할 말은 해야 한다”는 상식이 이들이 속한 두 정당에선 오랜 세월 비상식으로 통했다. 민주당 대표 경선에 나온 이해찬 의원은 “북한 인권 개입은 내정간섭이자 외교적 결례"라고 주장하고 자기의 주장을 비판하는 여론을 ‘신매카시즘’이라고 몰아세웠다.
당대표 경선에서 이 의원과 경합 한 김한길 의원도 뒤질세라 “인권의 이름으로 평화를 위협하는 건 있을 수 없다. 북한 인권 문제를 계기로 신 공안정국을 조성하려는 불순한 기도를 경고한다”고 이 의원을 거들었다.
국민은 그간 지하에서 암약하던 주사파 출신들이 국회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온갖 탈법·폭력·궤변을 보고 들으면서 그들의 진면목을 낱낱이 알게 됐다. 주사파는 국민이 뻔히 지켜보는 가운데서도 북한의 인권, 3대 세습, 핵 문제만 나오면 ‘말하지 않을 자유’를 내세우며 비켜갔다. 그러면서 그들이 내놓은 게 ‘색깔론’과 ‘공안정국’이란 방어벽이고, “북한을 비판하면 그들을 자극해 평화가 깨진다”는 엉터리 삼단논법의 주문이었다.
야당과 진보 진영이 그런 상식의 길로 가서 북한에 할 말을 하면 주사파는 이 땅에서 더 이상 서식처를 잃고 야당과 진보 진영도 ‘색깔’이니 ‘공안정국’이니 하는 피해의식으로부터 완전히 해방될 것이다.[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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