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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칼럼>독도 강치의 슬픈 역사 |
2012년08월02일(Thu) |
| 안용호 논설위원(전 광주시교육청 장학담당장학관) |
독도는 강치 천국이었다. 강치는 동해안에 서식하는 바다 사자의 일종으로 몸무게가 500kg 이상 나가며 기름과 가죽이 쓰였다. 게다가 고기는 사료로 사용하여 일본에서는 에도 시대부터 강치 잡이가 성행했다. 당시엔 일본 연안의 강치를 잡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다 20세기 초에 이르러 일본 연안에서 강치를 구경조차 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결국 일본 어부들은 사라진 강치를 찾아 독도에까지 나타나게 된다.
일본의 기록에 의하면 일본 어부 중 울릉도에서 살면서 독도에까지 나가 조업을 하는 사람이 적잖이 생겨났고, 그들 중 일부가 강치에 눈독을 들였다고 되어 있다. 그 중 ‘나카이 요자부로’라는 어부는 욕심이 많고 집념이 매우 강했다고 한다.
최근 일본 교과서에 ‘독도는 일본 영토’라고 실리면서 독도 문제는 외교적 갈등의 화근이 되고 있다. 그런데 독도 문제를 거슬러 올라가면 이 ‘나카이 요자부로’라는 한 일본 어부의 과욕에서 비롯되었으니 참으로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나카이는 벤처형 수산업자였다. 1864년 1월 27일 돗토리현 도하쿠 군에서 농가의 3남으로 태어나 한학을 배우기 위해서 도쿄로 유학을 갔으나 학교를 그만두고 어업에 종사했다. 러시아 근해와 한국에서 어업활동을 했으나 재미를 못보고 있다가 울릉도 근해에서 조업활동 중 독도의 강치를 발견하게 된다. 그는 강치 잡이가 새로운 사업으로 전망이 아주 밝다고 판단한다.
1903년 5월 독도에 어부 10여 명을 데리고 가 막을 치고 본격적인 강치 잡이에 착수했다. 이 때는 러?일 전쟁이 임박했다는 소문이 있어 가죽 값, 강치 기름 값이 폭등하고 있었다. 1904년에는 아예 잠수기 어업 폐업 신고를 내고 강치 잡이에 집중한다. 그런데 바로 경쟁 어민들이 출현했다. 경쟁 남획이 시작되었고 기술이 좋지 않았던지 재미를 못 본다.
이와 같은 상황을 타계하기 위해 나카이는 한 가지 비책을 생각해 낸다. 바로 독도의 강치 어장을 독점하겠다는 구상이었다. 독도의 황금어장을 대하받아 독점할 수 있다면 그것은 노다지 광산을 수중에 넣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1904년 9월 나카이는 도쿄로 향했다. 찾아간 사람은 농상무성 수산국장 마키 나오사마였다. 찾아간 이유는 외국 정부인 한국 정부와 직접 교섭하기에 앞서 과연 자신의 대하 구상이 실행 가능한 일인지, 일을 성사시키려면 어떤 절차를 밟고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일본 정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없는지 등등의 문제를 먼저 주무 관리인 수산국장과 상의하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
수산국장은 나카이의 뜻에 찬성을 하면서, 수로부를 통해 확인해 보자고 제안한다. 나카이는 수로국장의 제안으로 해군성의 기모쓰키 가네유키 수로부장을 찾아간다. 수로부장은 독도가 일본으로부터 더 가깝고, 일본이 이미 섬의 경영에 종사한 일이 있는 이상 당연히 일본 영토에 편입해야 한다고 말한다.
나카이는 이 말을 듣고 용약분기 독도 편입 결심을 굳히고 ‘독도 영토 편입 및 대하원’을 내무, 외무, 농무성의 세 대신에게 제출하기에 이르렀다. 1904년 9월 29일이었다.
일본 내무성 지방국에서는 러?일 전쟁시기에 영토 편입 할 때가 아니라는 이유로 각하된다. 다음 마키 수산국장도 외교상의 일이라면 도리가 없는 일이라고 답변한다. 또 나카이는 시네마현 농상주임 후지타 유키토시한테서도 어렵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런데 여기서 물러날 나카이가 아니었다. 그렇게 쉽게 포기할 나카이가 아니었다. 그의 집요한 면모는 여기서 드러난다. 나카이는 동향출신인 법학박사 구와타 구마조를 찾아간다. 이야기를 듣고 난 구와타는 외무성 정무국장 야마자 엔지로에게 나카이를 소개하는 글을 써주고 격려한다.
나카이의 설명을 들은 야마자는 ‘바위섬 편입과 같은 일은 아주 사소한 일일 뿐인데 지세상으로 보나, 역사상으로 보나, 또한 시국으로 봐도 영토 편입은 대단한 이익이 있음을 인정한다’는 뜻을 밝힌다. ‘시국이야말로 영토 편입을 급요로 하며 망루를 세워 무선 또는 해저 전선을 설치하면 적의 감시에 대단히 요긴하게 되지 않을까? 특히 외교상의 문제에 대해서는 내무성과 같은 고려를 할 필요가 없으니, 반드시 서둘러 청원서를 외무성에 회부하라’고 당부하기에 이른다. 이렇게 해서 나카이가 낸 영토편입원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어 독도는 시네마현에 편입된다.
결국 독도에는 강치가 한 마리도 남지 않게 되고, 우리나라는 시모노세끼조약, 영일동맹, 포츠머스조약, 가쓰라 테프트밀약 등의 조약을 맺으며 외세에 밀리고, 일본의 강압에 의해 1910년 8월 29일 한일병합을 하며 나라가 망한다. 강치의 운명처럼 말이다.[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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