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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강 신화 다시 재현했으면…” 2010년06월24일(Thu)
광주월드컵경기장 붉은 함성
2010 남아공월드컵 한국과 나이지리아 전이 열린 23일 새벽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룩했던 광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시민들이 16강 진출이 확정되자 환호하고 있다.
　2010 남아공월드컵 한국과 나이지리아 전이 열린 23일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룩했던 광주 월드컵경기장은 1만2천여 시민들의 붉은 함성으로 가득찼다.

새벽 시간에도 불구하고 한마음으로 태극전사들을 응원하기 위해 모인 시민들은 경기시작 2시간 전부터 자리를 지키고 앉아 한국 대표팀의 16강행을 염원했다.

가족 단위 응원객이 많았던 아르헨티나전에 비해 젊은 커플이 유독 눈에 많이 띄었던 이날 시민들은 붉은색 티셔츠를 입고 나와 경기시간 90분 내내 ‘대~한민국’을 연호했다.

축구 대표팀 서포터스인 ‘붉은 악마’ 광주지부 회원들도 관람석 중앙에 무대를 마련하고 대형 태극기와 북을 이용한 응원을 펼치며 12번째 선수 역할에 충실했다.

대형 전광판을 통해 경기 장면을 지켜보던 시민들은 전반 12분 나이지리아 칼루 우체 선수가 기습적으로 쇄도, 순식간에 선제골을 터뜨리자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멍하니 전광판을 바라봤다.

그러나 전반 종료 직전 한국대표팀 이정수 선수가 16강 진출의 불씨를 당기는 동점골을 터뜨면서 분위기는 다시 반전됐다.

전반전이 1대 1로 아쉽게 끝났지만 시민들 대부분은 자리를 뜨지 않고 목청껏 응원가를 불렀다.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양팀의 팽팽한 균형을 무너뜨리는 박주영 선수의 역전골이 터지자 경기장 분위기가 최고조에 올랐다.

시민들은 너나할 것 없이 서로를 부둥켜안고 뛰면서 기쁨을 만끽했으며, 곳곳에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눈시울을 붉히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후반 23분 나이지리아 야쿠부 선수가 패널티킥을 성공하면서 경기가 다시 평행선을 이루자 시민들은 그리스와 아르헨티나 경기 실황을 휴대전화로 체크하면서 손에 땀을 쥐었다.

결국, 득점 찬스를 살리지 못한 양팀이 2대 2로 비기고, 아르헨티나가 그리스를 잡아 줌으로써 역사상 최초로 ‘원정 16강행’이 결정되자 시민들은 한목소리로 “16강, 16강 대한민국 파이팅”을 외쳤다.

경기장은 찾은 김시은씨(21·여)는 “집에서 경기를 지켜볼까 했는데 한바탕 응원을 하고 보니 나오길 잘한 것 같다”며 “한국 대표팀이 16강에 머물지 말고 4강 신화를 다시 재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송시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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