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든 출발선 앞에서는 겸손해진다. 새로운 목표는 희망을 갖게 한다. 희망은 또 긍정적이고 순수한 마음에서 우러난다. 초심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다. 모든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면 맨 처음 다짐하는 마음이 바로 초발심즉 바로 초심(初心)이다. 초심은 겸손하고 순수하고 배우려는 텅 빈 마음일 것이다.
한 해의 절반이 지나갔다. 관점에 따라 ‘반이나 지나갔다’고 마음을 다잡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직도 절반인 하반기가 남았다’고 여유를 부리는 사람이 있다. 어떤 마음을 갖든 분명한 사실은 이미 1년을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눴을 때, 하반기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올해 상반기 우리는 크고 작은 사건이 많았다. ‘다사다난’은 이제 특정한 해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닌, 뒤돌아볼 때면 늘 생각나는 단어가 됐다. 특히 올해 상반기 중 전국을 우울하게 만든 대표적인 사건이 학교폭력에 따른 학생의 잇따른 자살이다. 피워보지 못한 나이에 세상을 등진 학생이 한두 명이 아니었다. 당장 교육계에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모습이었지만 뾰족한 해결책은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대책을 내놓고 결과를 기다리기도 전에 사건이 연이어 터져 교육과학기술부는 당황한 빛이 역력했다. 오랫동안 곪아있던 문제였던 만큼 한 번에 해결책이 나오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였던 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난날을 깊이 있게 반성하면 새로운 길이 보일 수도 있다. 하반기에는 더 이상 슬픈 소식이 없길 바란다. 또 특히 지역 선출직 정치인에게도 하반기는 중요한 기점이 된다. 4년의 임기에서 절반이 지나고, 새로운 절반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광주시의회나 전남도의회는 각각 이미 새로운 의장단이 뽑혔고, 각 시·군, 구의회도 거의가 새로운 의장단을 선출했거나 일부 선거를 앞두고 있다. 모두 남은 2년에 대한 첫 걸음을 뗄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지역민과 정치인은 함께 뒤를 돌아볼 줄 알아야 한다. 2년 전 선거 당시 어떤 공약을 내세웠고, 지금쯤 어느 정도 실천했는지 짚어야 할 시간이다.
정치인은 실천한 공약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실천하지 못했던 공약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과 함께 앞으로의 계획을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 이는 한 해 절반 초심 기억해야 선출직 정치인들의 새로운 각오 가 필요하다.
지역주민은 가만히 앉아서 기다길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요구를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지역민이 보다 적극적으로 지역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선출직 정치인이 더 분발하고 노력하게 된다. 많은 지역민이 침묵한다면, 소수의 지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선출직 정치인이 활동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치인은 초심의 자세를 갖는 것이, 지역민은 초심의 자세로 일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제 2012년은 아직 절반이나 남았다. 시작이 중요한 만큼 마무리도 중요하다. 상반기가 시작이이라면 하반기는 마무리에 가깝다. 마무리를 잘 하기 위해서는 처음 계획했던 초심의 마음을 돌아보는 것이 먼저일 것이다. 이는 지역을 위하고 곳 시·도민을 위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초심은 마음을 비우는 것이며 모든 것에 열려 있어 무한한 가능성을 내포한다. 이는 초심이 있어야 열심이 나오고 초심을 잃지 않을 때 뒷심도 뒤따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인들은 가장 지혜로운 삶은 영원한 초심자로 살아가는 것이라고도 했다. 초심을 잊지 말고 인생을 살아가야 한다는 '초심불망(初心不忘)'의 가르침이 생각 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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