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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인구 5천만 시대 |
2012년07월11일(Wed) |
| 나경택 수석논설위원(칭찬합시다운동중앙회 회장) |
이제까지 지구상에 얼마나 많은 인류가 살았을까. 세계 인구통계사가들이 엄청난 노력을 기울여 계산을 해봤다. 그 결과 800억명이라는 추정치가 나왔다. 물론 인류라는 개념이 모호할 수 있는데, 여기서는 고생인류와 현생인류를 아우르는 호미니드까지 확장한 수치라고 한다. 그러니까 400만년 동안 지구에는 800억명의 인류가 태어났고, 그 가운데 약 70억5천만명이 지금도 살고 있다는 얘기다.
인구는 인류 진화와 문명 발전의 원동력이었다. 20종 정도로 파악되는 인류의 범주에 넣을 수 있는 호미니드 가운데 오직 한 종인 호모 사피엔스만 살아남고 모두 멸종의 길을 걸은 일차적인 이유는 인구(또는 개체수) 감소라고 할 수 있다. 농경이 시작될 무렵 약 400만명이었던 세계 인구가 마냥 비약적으로 증가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기후, 질병, 전쟁 등으로 여러 차례 정체기를 겪었다. 인구 증가가 심각한 문제가 될 정도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기 시작한 것은 18세기 이후라고 보면 된다.
최근의 인구 문제는 상반되는 두 가지 관점에서 심각성을 던져주고 있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인구 정체 또는 감소가, 환경·사회 문제와 관련해서는 인구 증가가 각각 큰 부담이기 때문이다. 인구가 늘면 느는 대로, 줄면 주는 대로 다 문제가 되는 패러독스에 부닥친다. 버스 손님이 줄면 채산성이 떨어져 운행을 중단해야 할 것이고, 정원을 초과해서 계속 타면 사고나 고장 위험이 커지는 격이다.
우리나라 인구는 5천만명을 넘어섰다. 1983년 7월29일 4천만명을 넘어선 지 약 29년 만이다. 축하해야 할까, 걱정해야 할까. 인구가 국력이라는 측면에서는 축포라도 쏠 만하다. 서양의 로마제국과 함께 동양에서 전성기를 구가했던 중국 한 시대의 인구가 5천만명이었다고 하니 이제 인구로서도 대국의 대열에 든 것이다.
하지만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 인구 추계 2010~2060’이라는 자료를 보면 온통 걱정거리다. 출산율 감소로 33년 뒤에 다시 5천만명 아래로 떨어지고, 인구 고령화로 대략 젊은이 2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하는 구조가 된다고 한다. 29년 전 인구 4 천만명 돌파를 계기로 전국 주요 도시에 설치했던 인구시계탑을 정반대의 의미로 부활해야 할 판이다.
인구수로 세계에서 25번째, 소득 2만 달러 이상에선 7번째다. 인구 규모는 국력의 척도일 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성장에 필요한 내수를 뒷받침하는 기본 요소이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 인구 5천만 시대의 개막은 나라의 경사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우리가 20-50클럽 국가의 위상을 계속 지켜 나가려면 성장동력 확충과 인구 고령화 극복이 필수다. 한국의 생산가능 인구는 2040년에 지금보다 20%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반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2010년 545만 명에서 2040년 1천650만 명으로 3배가 된다. 고령화는 필연적으로 노동력 감소와 경제 활력 감퇴, 성장잠재력 약화를 초래한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의 20년 뒤 잠재성장률을 1%로 전망한 것도 급속한 고령화 때문이다.
한국 노인층의 빈곤율은 45%로 OECD 평균(13.3%)을 훨씬 넘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더구나 현행 복지제도를 유지하기만 해도 고령화에 따라 앞으로 정부 부채가 급증할 판이다. 국가 재정이 바닥날 때 어떤 파국을 맞게 되는지는 최근 유럽의 재정위기 사태가 잘 보여주고 있다. 기업체 등의 정년을 연장해 생산가능 인구의 외연을 넓히는 노력도 강화해야 한다. 현재 은퇴시기를 맞고 있는 베이비붐 세대는 교육 수준이 높고 사회참여 의지가 강하다. 이들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외국에서 최대한 양질의 노동인력을 받아들여 사회의 활력을 유지하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좋은 일자리는 비경제활동 인구를 일터로 끌어내는 강력한 유인책이다.[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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