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한국의 성인 598만명이 술을 마시고 있다. 친구나 직장 동료 사이엔 ‘한잔하자’가 입에 밴 인사로 굳었다. 술 냄새 풍기며 출근해도 직장에서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다. 충격적이다. 한국 사람은 속마음을 털어놓으려면 반드시 술을 마셔야 하고, 술을 마시지 않으면 인간관계에 소홀한 것처럼 정형화됐기 때문이다. 이것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모 신문 취재팀이 지난달 26일 새벽 1시 서울의 한 대학가 앞길 500m를 살펴봤다. 술에 취해 주저앉아 있는 사람이 38명이나 되었다. 2007년 이후 살인·강도·강간·절도·폭력의 5대 범죄 296만건 가운데 29.6%가 술 취한 사람이 일으킨 범죄였다. 경찰 지구대마다 새벽이면 술 취한 사람들로 난장판이 된다. 그런 식으로 행패를 부리다 경찰에 신고된 사람의 76%는 처벌 없이 훈방되고 있다. 술 마시다 벌인 일은 어지간하면 용서해주고 눈감아 주는 풍토 때문이다.
일본은 소란을 피우는 주취자에겐 1만엔 이하의 벌금을 매긴다. 미국 뉴욕에선 뚜껑이 열린 술병을 들고 다니는 것 자체가 경범죄로 단속된다.
보건사회연구원의 2009년 조사 결과를 보면 흡연이 초래하는 사회적 비용는 한 해 5조6천839억이고, 음주는 그 세 배가 넘은 18조9천939억원이었다. 흡연 피해보다 음주로 인한 피해가 훨씬 크다는 것이다. 공원·대로변 흡연을 단속해 5만~10만원의 과태료를 물리는 지자체들이 생겨나고 있다. 그런 적극적으로 금연운동으로 2000년 67%이던 성인 남성 흡연율이 최근엔 40%까지 떨어졌다.
금연운동 못지않은 절주 캠페인을 전개해야 한다. 과한 술은 개인 건강에 좋지 않고, 가족과 남에게 피해를 주기 때문이다. 관공서, 학교 등은 음주를 절제하자는 대대적인 사회운동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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