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부라는 국회는 참으로 많은 일을 하는 곳으로 법을 만들고, 정부 예산을 심의하고 국정 전반에 관한 것을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정부가 맺은 각종 조약을 의결하는 역할도 하며, 국민들의 의견을 듣는 의견 청취 기관이기도 하다. 이런 일들을 요약하자면 시민의 입장에서 법을 만들고 정부를 감시하는 일이 가장 큰 역할일 것이다.
그런데 국회가 문제를 일으키면 누가 감시를 하는 것일까? 정작 국회 전체가 문제를 일으키면 어떤 책임을 지는지 매우 모호하다. 이뿐만 아니라 국회가 문제를 일으켜 스스로 권위를 떨어뜨리면 피감기관인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도 비슷한 문제에 대해서 스스로 정화 능력이 매우 떨어진다는 데 그 심각성이 있다.
국회는 최근 호화 청사라고 하는 국회의원회관을 신축했다. 또 강원도 고성에 오백억원을 들여 의정연수원을 지을 예정이란다. 물론 이 자체로도 예산 낭비로 비판받아야 할 일이지만 중앙행정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가 이런 호화 청사를 지었을 때 어떻게 비판을 할지 의문이다.
실제로 각 지방자치단체는 호화 청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런 예산 낭비 사례를 비판해야 할 국회가 스스로 그 모범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정부에서 가장 부패하고 위험한 돈 중 하나가 특수활동비로 영수증 및 집행 내역을 남기지 않아 언제든지 부패로 이어질 수 있다.
정부는 이런 비판에도 불구하고 매년 8천500억원의 특수활동비를 책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현실을 비판해야 할 국회도 특수활동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국회도 매년 85억원을 특수활동비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19대 국회의 비판 기능이 더욱더 매서워지려면 자기의 처신을 돌아봐야 한다. 자신의 들보를 보지 못하고 남의 티끌을 비판한다면 그 자체로 비웃음거리가 되고 만다.
권위는 스스로 투명성과 책임성을 무장한 채 정부의 아픈 곳을 찌르는 것으로 이번 19대 국회가 스스로 얼마나 뼈를 깎는 개혁을 하는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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