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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요칼럼>소통, 그리고 대화 |
2012년06월21일(Thu) |
| 박상주 논설위원·시인 |
요즘은 말의 홍수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무슨 말인지도 모르고 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지나치게 비약돼 논리적 연결이 되지 않는 것도 있고, 너무 겹쳐 생략이 필요한 경우도 허다하다.
문법적으로 맞지 않는 것은 다반사고, 의미가 다른 데도 개의치 않고 통용되는 것도 부지기수다. 너무 많은 말 속에 우리의 진심이 잘못 전달되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오해로 싸우기까지 한다. 이는 모두 말이 너무 많아서다. 사회생활의 필수적 문화가 되어버린 개인용 컴퓨터의 등장이 가져다준 폐해일 수 있고, 이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잘못된 문화 때문일 수도 있다. 어쨌든 이러다가 진정 아름다운 우리말을 잃어버리지는 않을까 걱정이다. 물론, 어떤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 시선을 끌기 위해, 약간 과장하거나 생략이 필요할 때가 있다.
그러나 그것은 일반적으로 틀리진 않는 범위 내에서, 흥미를 높이는 정도의 용인할 만한 수준에서 그렇게 해야지, 그렇지 않을 때는 말의 홍수요, 공해가 된다. ‘대화’를 빙자하는 경우도 많다. 대화는 서로의 얼굴을 보고 말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얼굴을 마주하지 않고 하는 것은 진정한 대화라고 할 수 없다. 감정이나 표정이 가미되지 않고 자기의 뜻만을 전달하는 것은 대화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잘못을 지적하고 고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아무런 비판의식 없이 곧잘 받아들이는 것에 매우 관대하다. 대화가 아닌 자신의 뜻만을 소통하는 경우를 일컫는 말은 따로 있다. 그것은 바로 ‘의사전달’ 즉 소통을 말 할수 있다.
이것은 손짓, 몸짓으로도 할 수 있고, 정상언어가 아닌 컴퓨터 언어 등으로도 할 수 있고, 상대방을 헤아리는 막연한 추측만으로도 할 수 있다. 상대의 의사와는 상관없는 나만의 일방적 의도만 있으면 가능한 것이다. 그렇다면 요즘 진정 필요한 것은 의사전달일까, 대화일까? 물론 소통이다. 그러나 소통하기란 그리 만만찮다.
직장에서는 업무상 하루 종일 동료와 회의를 했다고 그 사람이 대화를 많이 한 것일까? 매출액을 높이기 위해 거래처를 찾아다니며 목이 쉬도록 판매활동을 한 사람은 대화를 많이 한 것일까? 어느 누가 말을 많이 했다고 대화를 많이 한 것일까? 반성해 보자.
오늘 하루 나는 바쁘다는 핑계로 의사전달만을 하지는 않았는지, 우리 가정에는 대화가 아니라 의사전달만 존재하지는 않은지, 나는 과연 대화가 아니라 대화라고 착각하는 의사전달의 시대에 살고 있지는 않은지. 과연 오늘 직장에서, 가정에서, 동료들이나 가족과 대화를 얼마나 했는지, 의사전달만 해놓고 이것이 소통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은지를 한번 쯤 돌아 볼 일이다.[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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