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에 여풍이 불고 있다. 안방극장도 마찬가지다.
남성중심 영웅담으로 무장한 오락물이 득세하던 여름 극장가에 여주인공을 톱으로 기용한 영화가 개봉됐거나 뚜껑을 열 채비다.
제60회 칸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밀양’의 전도연이 여름 극장가의 첫 주자다. ‘밀양’은 전도연의 압도적인 연기가 눈에 띄는 영화다. 전도연의 수상과 함께 극장 문을 두드리는 관객이 크게 늘었다.
송혜교가 연기한 ‘황진이’도 상영 중이다.
13세 ‘수아’의 이름을 건 영화 ‘열세살, 수아’와 일본영화 ‘다마모에’가 14일부터 관객 맞이를 시작했다.
‘열세살, 수아’는 엄마의 잔소리에서 탈출해 ‘진짜 엄마’를 찾아 나서는 사춘기 소녀의 성장기를 그렸다. 주인공 이세영이 귀여운 아역배우에서 사춘기 소녀로 훌쩍 큰 모습으로 등장, 눈길을 끈다.
‘다마모에’는 남편의 갑작스런 죽음 후 일탈과 방황을 겪는 59세 전업 주부의 이야기다. 수입사 씨네콰논코리아는 모처럼 아줌마들이 공감할 만한 영화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마모에’는 ‘육체는 갈수록 노쇠하는 반면 영혼은 활활 불타오른다’는 뜻이라고 한다.
여성을 전면에 내세운 이들 영화는 삶의 고뇌와 자아 찾기, 성장 등 저마다 진지한 주제들을 담아낸다.
대부분 캐릭터 특유의 섬세함과 잔잔한 이야기로 조용하지만 강하게 관객을 흡입하는 영화들이다.
게이에게 마음이 꽂힌 완벽녀의 사랑 쟁탈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 ‘러브 앤 트러블’과 애니메이션 ‘시간을 달리는 소녀’도 14일 뚜껑을 열었다.
TV에도 역시 여성을 전면에 내세운 드라마가 포진해 있다.
주말 안방극장에는 강수연이 주인공으로 나선 MBC TV ‘문희’와 윤정희 주연의 KBS 2TV ‘행복한 여자’가 전파를 타고 있다.
오후 8시에 방송되는 두 드라마의 희비가 교차되는 상황. 10%대 중반대로 출발한 ‘문희’는 시청자들의 혹평 속에 시청률 하락세를 거듭, 10%대를 간신히 넘기고 있다.
또 다시 출생의 비밀과 함께 사랑의 진통이 시작된 ‘행복한 여자’는 ‘제2의 하늘이시여’라는 시청자 불만 속에서도 어찌됐든 20%대 중반을 훌쩍 넘는 높은 시청률을 자랑하고 있다.
김희애, 배종옥 주연의 불륜드라마 SBS TV ‘내 남자의 여자’는 연일 30%대로 치솟으며 시청률 고공행진을 잇고 있다. 이영아가 베트남 처녀로 등장하는 ‘황금신부’는 23일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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