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18대 국회가 마감됐다. 이제 새국회, 새회관, 새정치를 할 때이다. 국민에게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신뢰를 얻을 수 없고, 믿음을 잃은 정치인은 자리를 잃게 된다. 선심성 공약이나 말도 안 되는 정책을 내건 정치인도 국민으로부터 외면을 받는다.
새삼 정치인들의 신뢰와 약속 문제를 꺼낸 이유는 이번 4·11 총선에서 당선된 지역 국회의원들이 국회 개원을 앞두고 ‘첫 단추부터 잘 끼워야 한다’는 속담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역대 정치인들을 보면 처음 국회에 입성한 후 ‘보여주기식’ 정책에 사활을 걸기 마련이다. 자신의 지역구에 다리를 놓거나 높은 건물·빌딩, 공원 등을 조성하는 데 일조했다는 것을 홍보하는 게 가장 큰 예로 들 수 있다.
지역민의 눈에 제대로 각인시켜야 4년 뒤를 보장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진정 국민이 원하는 것은 호화스러운 건물이 아닐 것이다. 국민의 70% 이상이 당장 먹고살기를 걱정하고 있다. 이러한 점을 미뤄 볼 때 19대 당선자들은 무엇을 걱정해야 할지 깊은 고민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18대 국회 때는 어떠했는지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18대 국회 개원 이후 광주와 전남지역도 뼈저린 경험을 되풀이했다. 일부 의원은 4년 전 했던 공약이행률이 50%에도 미치지 못했다. 실질적으론 많은 벽에 부딪혀 공약을 이행하지 못한 것이다. 단순히 당선되기 위해 공약을 내걸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결국 이들은 19대 총선에서 낙선하고 말았다.
이번 대선을 앞두고 여야가 가장 걱정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러한 점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는 광주·전남 당선자들은 여야를 떠나 국회 초반부터 지역 현안의 목소리를 제대로 내야 할 것이다. 단순히 구호에 그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지역민을 위해선 의원 간 정치적 이해관계는 절대 중요하지 않다는 점을 4년 뒤 깨닫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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