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교육을 백년지대계라 부르고 있다. 이는 그만큼 멀리 내다보고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의미지만 우리사회의 교육정책은 백년은 고사하고 10년도 못가는 것이 대부분이다. 심지어는 1~2년만에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정책도 부지기수에 달한다. 지금 우리사회가 학교폭력 등 교육과 관련된 문제들로 큰 곤욕을 치르고 있는 것도 단편적이고 일시적인 정책남발로 공교육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정책은 한번 방향을 잡아 추진되면 돌이키기 쉽지 않다. 잘못된 정책이 진행되면서 남겨진 상흔들은 고스란히 국민들의 몫이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후손들에게 적지않은 영향을 미치기에 더더욱 교육정책은 신중하고 세밀하게 계획되고 추진돼야 한다.
지금 전국의 농산촌에 있는 작은 학교들이 좌불안석이다. 공동화된 도심의 소규모 학교들도 같은 처지다. 교과부가 통학구역 조정과 학교의 최소 적정규모 기준을 정해 통폐합을 밀어붙이는 소규모 학교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우리교육이 구현해야 할 방향이기도 하다. 그러나 여기서 한가지 간과된 것이 있다. 소규모학교 통폐합이라는 거센 폭풍우를 가장 먼저, 가장 크게 맞을 수 밖에 없는 지역이 농산촌이라는 점이다.
교육여건의 편차가 너무도 뚜렷한 지역들을 똑같은 잣대로 저울질하겠다는 것이다. 농산촌 지역에서 학교는, 특히 초등학교는 지역 공동체의 구심점이자 지역문화, 생활의 거점 역할을 맡고 있다. 단순한 수치의 크고 작음이나, 경쟁논리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우리 농산촌은 가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교과부가 앞으로 취할 진로는 분명하다. 경제적 이유와 경쟁논리만을 적용해 뒤쳐지고 부족한 학교를 모두 정리할 것인지, 아니면 최소한의 초등학교라도 소규모의 한계를 벗어나 농산촌 공동체의 기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도움의 손길을 내밀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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