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와서 살아보신뒤 괜찮으면 저렴한 가격에 주택을 제공하고 대출도 성심 성의껏 도와드리겠습니다." 이는 초고령사회 일본의 기초자치단체 ‘이주체험 투어 마케팅 전략’으로 이주민 유치를 위해 팔을 걷어 부쳤다. 저출산·고령화와 젊은이들의 대도시 진출로 침체된 지역에 외지인이 오면 지역경제가 활성화되고 주민세 수입과 정부 교부금이 늘어난다는 계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5년간 전국 88개 군지역의 인구는 12.2% 줄었다. 특히 전남의 군단위 인구감소 추세는 걱정스러울 정도로 18개시·군에서 인구 감소폭을 보여준 가운데 지난해 말 기준 5년간 5%대의 끝없는 인구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1990년대 초 고흥군 인구는 12만명 선으로 5일장이 열리는 읍내 장터에 가보면 군 관내에서 장보러 나온 지역주민들로 북적거렸다. 그러나 작년말 현재 7만7천여명으로 급감했다. 이는 도시의 작은 동에도 못 미칠만큼 인구가 준다면 지역경제는 쇠락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도내 기초단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않다. ‘강건너 불구경’하기엔 재정형편이 너무 열악하기 때문이다. 일부 군은 지방채와 세외수입만 갖고는 공무원 급여도 주지 못할 만큼 살림살이가 빠듯하다. 물론 지방재정의 위기는 인구감소와 경기침체, 산업구조 변화 등 지자체가 통제 할 수 없는 거시적·외부적 요인도 있고 자치단체장들의 무리한 공약 실천, 낭비성 행사도 문제일 수 있다. 하지만 복합적인 요인의 결과는 인구감소로 나타난다.
지방자치가 뿌리를 내린 미국이나 일본에선 인구감소로 세입이 줄고 재정적자가 커지면 보유 부동산과 청내 가구까지 경매에 부치고 공무원들에게 강제 무급휴직을 실시한다. 정부도 지자체도 팔짱만 끼고 있기에는 일부 군 단위의 인구감소 추세가 너무 가파르다. 자치단체장과 공무원들이 온갖 우대조건을 내세우며 이주민 유치를 위해 호객행위에 나설 상황이 머지않아 올 수도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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