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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요칼럼>우리(韓國)의 ‘멋’ |
2012년06월07일(Thu) |
| 박상주 논설위원·시인 |
우리의 진정한 멋은 은근한 소박에서 찾아야 한다. 은근은 정성이 되고 다정한 것으로 이는 참되고 정이 깊은 것이다. 정성과 다정을 포함하되 은밀한 태도로, 겸허한 마음으로 하는 것이다. 우리는 자기 표현을 여러 가지로 할 수 있다. 강하게도 또 부드럽게도 할 수 있고 직·간접적으로 할 수도 있다. 동적으로 할 수도 있고 정적으로 할 수도 있다. 능동적, 적극적으로 할 수도 있고, 피동적, 소극적으로 할 수도 있다.
은근은 전자보다 후자에 기울어진다. 은근은 절도 있는 자기표현 방식이다. 은근의 덕은 세가지 요소로 참과 성실이며 둘째는 정과 따뜻함이다. 셋째는 조용하고 고요하게 하는 것이다. 성(誠)과 정(情)과 정(靜)의 세요소가 혼연일체하여 은근의 미를 이룬다. 은근한 말과 태도, 그리고 인품에는 언제나 이 세가지 요소가 향기처럼 풍긴다. 소박은 꾸미거나 거짓이 없이 생긴 그대로 타고나 그대로인 것을 말한다. 것 모양, 겉치레를 아니하는 것이다. 없으면서 있는체, 외화외식(外華外飾)하지 않는 것이 소박이다. 소박은 천진난만하고 허례허식이 없는 것이다.
이에 공자는 논어에서 교언영색하는 자는 인(仁)이 적다고 말하였다. 교언영색이란 말을 꾸미고 표정을 꾸미는 것이다. 남의 환심을 사려고 교묘하게 아첨하는 말과 꾸미는 얼굴, 표정을 짓는 것이 교언영색이다. 교언영색하는 무리들은 진실성, 즉 인이 적다고 공자는 갈파했다. 또 공자는 논어에서 강의목눌(剛毅木訥)은 인에 가깝다고 하였다. 강과 의는 굳세고 용단력이 있는 것이다. 목은 소박하고 꾸밈이 없는 것이요, 눌은 말이 적은 것이다.
강의목눌은 곧 인은 아니지만 인 즉 진실성에 가깝다고 했다. 확실히 교언영색(巧言令色)하는 인간은 진실성이 적고 강의목눌하는 인간은 진실성이 많다 공자의 말은 인간성의 진실을 찌른 말이다. 나는 은근과 소박의 전형적 인물을 춘원의 초기의 단편소설 가실에서 찾아본다. 이 소설은 춘원의 단편중에서 가장 뛰어난 작품이다. 이 소설에는 은근과 소박의 한국적 「휴머니즘」의 기조음이 깊이 깔려 있다. 나오는 인물들이 모두 은근하고 소박하다. 특히 가실의 인품과 언행은 은근과 소박의 상징이요 화신이다. 그는 성실하고 다정하고, 소박하고, 의젓하다. 나는 가실에서 한국인의 은근과 소박의 멋과 미를 전형적으로 발견한다. 현대는 강한 자기 PR시대다. 모두가 자기를 강하게 내세우려 한다. 이에 우리네 인상이 많이 달라지고 있다.
그러나 은근과 소박은 인간성의 깊은 내면적 가치와 덕성으로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서나 그 빛과 향기를 잃지 않는다. 도산선생은 훈훈한 마음으로 빙그레 웃는 얼굴이 한국인의 이상적인 마음이요, 얼굴표적정이라고 했다. 은근한 소박의 멋이 대인관계에서는 ‘훈훈한 마음으로 빙그레 웃는 얼굴’로 나타난다. 저마다 은근과 소박의 미와 덕을 지니고, 훈훈한 마음으로 빙그레 웃는 얼굴의 소유자가 되어보자.[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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