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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기아차, 파업 사태 종료 |
2013년09월15일(Sun) |
상처뿐인 하투…생산 차질에 민심도 잃어
“악순환의 고리 끊어야…노사 노력 필요” |
기아자동차가 지난 13일 임금 및 단체협상에 대한 잠정합의안을 통과시키며 2개월 가까이 끌어온 파업 사태를 최종 마무리지었다.
이날을 기점으로 현대자동차와 기아차 모두 지리한 하투(夏鬪)를 끝내고 정상궤도에 오르게 됐다.
기아차에 따르면 노조는 이날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총 3만670명 중 2만9천14명(94.6%)명이 투표, 2만1천424(73.8%)명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노사가 지난 7월2일 상견례를 갖고 협상을 시작한지 두 달여 만이다. 노사는 오는 2013년 임금협약 조인식을 열어 합의안에 서명할 예정이다.
합의안에는 기본급 9만7천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격려금 500%+870만원, 주간연속 2교대 여가선용 복지포인트 50만 포인트 지급, 주간연속 2교대 제도 정착을 위한 지원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기아차 관계자는 “회사는 원칙을, 노조는 실리를 추구하는 합리적 안을 마련했다”며 “사회공헌기금을 작년보다 배로 늘려 더 많은 소외계층과 불우이웃을 지원할 수 있도록 노사공동 노력키로 했다”고 자평했다.
지난 12일 울산공장에서 조인식을 열고 올해 임단협을 최종 마무리한 현대차는 그간 부분파업 10회, 잔업·특근 거부 15회로 1조225억원(5만191대)의 생산차질을 빚었다. 지난해 진행된 파업으로 인한 생산손실 1조7천48억원보다는 적지만, 올 상반기 11주간 진행된 휴일 특근 거부로 1조6천억원의 생산차질을 포함하면 올해만 2조6천225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기아차 역시 지난 7월2일 상견례를 갖고 협상을 시작한지 두 달여만에 최종 합의를 이끌어 내기까지 그간 진행된 특근·잔업 거부, 부분파업 등으로 총 2만3천271대, 4천135억원 상당의 생산차질을 빚었다.
현대·기아차측은 수십차례에 걸쳐 교섭을 진행하면서도 최악의 사태인 전면 파업을 피하고 노조도 끝까지 성실하게 사측과 교섭의 끈을 놓지 않으면서 올해 임단협을 마침내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는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하지만 파업으로 인한 후유증은 결코 만만치 않다.
현대차의 8월 내수 판매는 사실상 1년 만에 가장 부진한 성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는 8월 국내 4만7천680대, 해외 33만3천749대 등 전 세계 시장에서 지난해 보다 29.1% 증가한 38만1천429대를 판매했지만, 이는 지난해 8월 장기파업으로 인해 실적이 저조했던데 따른 ‘착시현상’이었다.
실제 현대차는 국내공장에서 생산·공급하는 국내판매와 수출이 전월보다 각각 19.6%, 9.0% 감소했다. 특히 국내 판매의 경우 4만7천680대에 그쳐 올 2월 이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5만대를 밑돌았다. 2월은 설 연휴로 조업일수가 부족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지난해 8월 이후 1년 만에 가장 저조한 실적이다.
기아차도 마찬가지다. 기아차의 지난달 내수판매가 노조의 파업이 극심했던 작년 8월보다는 21.6% 늘었지만 전월대비로는 6.0% 감소했다.
이보다 더 큰 손실은 국민들의 지지를 잃었다는 것이다.
해마다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되는 파업 사태에 국민들은 극심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가뜩이나 싼타페 누수 등 품질 문제로 현대차에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던 국민들은 노조의 파업 소식이 나오자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현대차 불매운동’을 벌여야 한다는 볼멘 목소리까지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매년 여름만 되면 노조는 협력업체나 소비자들은 안중에도 없이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 투쟁을 벌이고 사측은 ‘귀족노조’로 낙인찍는 것으로 맞서고 있다”며 “그러는 사이 연봉이 2천만~3천만원에 불과한 협력업체 노동자들과 서민들의 박탈감은 점점 커져만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파업사태는 일단락됐더라도, 현대·기아차가 지속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고질적인 파업의 악순환을 끊어내기 위한 노사의 진심어린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기계전자산업팀장은 “IMF 당시와 같은 위기가 또 오지 않을 것이란 보장은 없다”며 “잘 나갈 때일 수록 위기의식을 갖고 장기적인 투자계획, 협력업체들에 대한 지원계획을 내놓는 등 노사가 서로 협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성재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원도 “1980년대 노동운동의 활성화되며 국내 산업계엔 강성노조가 무수히 많았지만 지금 남아있는 것은 현대·기아차 뿐”이라며 “현대·기아차 노사가 전환점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경영진이 진심으로 노조를 파트너로 인정하는 ‘진정성’을 갖고, 이를 바탕으로 한 노사관계 중장기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뉴시스>[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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