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광주 서구 쌍촌동 5.18기념문화센터 소회의실에서 부상자회 신경진 회장, 구속부상자회 양희승 회장, 유족회 정춘식 사무처장 등 5월단체장과 도청보존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집행위원들이 옛 도청별관 철거 수용 입장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도청보존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부지 내 옛 전남도청 별관 철거 수용안을 놓고 진통을 겪으면서 마지막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12일 공대위는 광주 서구 쌍촌동 5.18기념문화센터 회의실에서 유족회, 부상자회, 구속부상자회 및 공대위 집행위원 등이 참석한 연석회의를 갖고 도청별관 철거 수용 여부를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하고 5~7일 안에 다시 전체회의를 갖기로 했다.
이날 3단체는 전당 공사를 더이상 지연시킬 경우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감에 먼저 합의를 이뤘다.
일부에서는 별관 보존을 주장하는 의견도 있었으나, 철거수용에 따른 내부 논의가 상당부분 진행된 상황에서 더이상 천막농성을 지탱할 수 있는 추진력을 소진했다는 데 공감대가 컸다.
하지만 철거안을 전격 수용할 경우 5.18항쟁 당시 도청별관에서 숨진 14명의 유족들이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에도 뜻을 모았다.
공대위 관계자는 “7개월 이상 별관보존을 주장해 오다 최근에 와서 대승적 차원의 철거 수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며 “현재는 유족들이 마음으로 철거안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이는 사실상 공대위가 철거 수용을 앞두고 별관에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일 수 있는 유족들의 의견 수렴을 통해 마지막 내부 조율에 들어간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공대위의 논의 연기 배경에는 역사적 현장을 철거하기에 앞서 5월단체가 하나된 목소리를 내는 과정이 ‘필요충분조건’으로 인식됐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공대위가 8개월 간의 천막농성을 풀기에 앞서 단일화된 내부 모습으로 시민 공감대를 이끌어 내는 등의 명분 쌓기도 일정부분 필요하기 때문이다.
공대위는 이를 위해 조만간 전당 설계안에 계획된 별관 철거 부분을 검은 천으로 둘러싸 시민들에게 홍보할 계획이다.
또 공대위는 마지막 전체회의에 앞서 전당 공기연장에 따른 현실적 문제와 역사적 현장 훼손에 따른 대안 등의 현안을 최종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공대위는 전날 민주당 박주선 의원이 배포한 철거수용 합의안에 대해 지난 6일 공대위가 거부한 안을 박 의원이 독단적으로 성급하게 발표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또 박 의원이 발표한 합의안에 들어있는 ‘5월단체가 향후 전당 내 프로그램과 조형상징물 건립에 따른 자문위원회에 참석키로 한다’는 내용에 대해서도 자칫 5월단체가 이권에 개입했다는 오해를 살 수 있다며 우려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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