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자치단체장 등이 지방의원에 대한 징계요구권을 신설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지방자치법 개정을 추진하다 논란이 일자 10여일만에 철회했다.
21일 국회와 지역정가에 따르면 민주당 우윤근 의원(전남 광양) 등은 지난 6일 지방자치단체장이나 지역 주민들이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지방의원에 대해 ‘징계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지방자치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으나 지난 16일 뒤늦게 철회했다.
우 의원측 관계자는 “지방자치법 일부가 아니라 전부를 개정하는 것이 전반적인 여론이고, 앞으로 여론수렴이 더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일단 개정안을 철회했다”면서 “하지만 앞으로 재입법 과정에서 자치단체와 지방의회간 견제와 균형이란 측면에서 자치단체장에게 지방의원의 징계요구권을 행사는 것은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법개정안 제출이 10여일만에 철회된 것은 졸속 법안 마련이라는 지적과 함께 지방의원들의 반발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우 의원 등은 개정안에서 시장, 군수 등 자치단체장은 지방의원이 징계사유 행위를 할 경우 그 사유를 기재한 요구서를 의장에게 제출함으로써 징계를 요구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으며, 지방의회가 이를 부결하더라도 20일 이내의 재의를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각 지방자치단체의 19세 이상 주민 가운데 시·도는 500명, 인구 50만명 이상 대도시는 300명, 그밖의 시·군 및 자치구는 200명 이하 범위에서 연서를 받아 징계를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징계를 심사할 ‘윤리특별위원회 설치 의무화’와 윤리 심사 및 징계에 관한 자문을 위해 산하에 ‘윤리심사자문위원회’를 두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지방의원들은 이같은 개정안이 ‘지방의회 옥죄기’며 형평성에도 맞지 않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광주시의회 A의원은 “자치단체장을 견제 감시하는 지방의원에 대해 단체장이 징계요구권을 가지면 집행기관에 대한 의회의 본원적 권한의 약화를 초래하고 불필요한 갈등요인으로 작용해 지방자치 전반에 걸친 비효율을 자초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의회 B의원도 “국회의원의 경우 국민소환제도가 없는데 지방의원에게만 주민소환제에다가 주민과 단체장에 의한 징계요구권까지 허용하는 것은 같은 선출직으로서의 형평성의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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