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광부, 토론회서 부정적 입장 다시 강조
이대통령 “특별법 제정과 상관없이 지원”
지원법 제정여부 ‘관건’…전남도, 긍정적
전남도 최대 역점사업 가운데 하나인 ‘F1(포뮬러원) 국제자동차경주대회’와 관련해 이명박 정부의 지원이 과연 이뤄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한 광주·전남지역발전 토론회에서 문화체육관광부가 그동안의 부정적인 입장을 다시한번 강조한데 반해 이 대통령은 특별법(지원법) 제정과 상관없이 지원할 의지가 있다고 자못 상반된 입장을 보여 주목된다.
19일 전남도에 따르면 2010년부터 7년동안 개최예정인 ‘F1 코리아 그랑프리’는 전남도가 서남해안 관광레저도시개발(J프로젝트)의 선도사업으로 추진중인 국제대회다.
이를 위해 ‘F1지원법’이 현재 국회에 계류중이며 이 법안이 제정되면 SOC 등 시설비와 개최권료 등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근거가 마련된다.
그 비용은 연평균 130억여원씩 7년 동안 개최권료와 SOC관련 예산 250억원 등 대략 1천130억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문광부는 한국개발연구원(KDI) 타당성 재조사 결과 F1의 재무 타당성이 낮고 과도한 국가재정 부담이 있다는 의견을 국회 특위에 제출하는 등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또 F1불모지인 국내 여건상 관람객 동원이 쉽지 않아 위험요소가 클 뿐만 아니라 F1대회의 공공성이 떨어져 상업적 성격이 강하다는 의견이다.
유인촌 장관도 지역발전토론회에서 “F1대회의 성공과 실패 가능성은 반반이다. 만약 실패할 경우 나중에 책임져야 할 일이 생길 것”이라고 강조해 박준영 전남지사와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유 장관은 “영암에서 내년에 첫 대회가 열리는데 J프로젝트 사업은 착수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황무지에서 경주하는 셈 아니냐”고 주장하기도 했다.
반면 전남도의 입장은 단호하다. 국제행사 개최의 타당성 여부는 단순 재무성(수입/비용)이 아닌 경제성(개최효과/비용), 국가브랜드 가치 제고 등을 포함한 공익적 효과에 따라 판단할 문제인데도 문광부가 부정적인 시각을 부각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또 올림픽은 국비 6천52억원, 월드컵은 국비 7천164억원이 투입된 선례에 비춰볼 때 7년 동안 국비 1천130억원이 투입되는 것을 과도한 국가재정부담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위험요소가 크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모터스포츠 후진국이라고 할 수 있는 중국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이 F1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있으며 F1대회 관광특성상 대도시권이 아니어도 대회 개최 및 관광객 유치에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박 지사도 유 장관의 발언에 대해 “프랑스와 캐나다는 개최권을 반납한 것이 아니라, 대회 경주장 관리 부실로 주최 측에서 배제한 것이다”며 “어떻게 해서 이같이 왜곡된 정보가 정부 측에 들어가는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박 지사는 이어 “대통령 앞에서 명확하게 말해 달라. F1특별법이 제정 되더라도 정부에서 지원할 금액은 1천억원 정도인데 이 정도도 지원해 주지 못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같은 상반된 입장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은 전남도측에 무게를 실어줬다.
이 대통령은 “하고자 하는 일은 주도하는 사람이 미친 듯이 해야 하고 그러면 다 따라가기 마련이다”며 “정부는 사업 타당성이 있으면 특별법 없어도 적극 지원 할테니 걱정 안해도 된다”고 말했다.
구체성은 다소 떨어지지만 F1대회와 관련해 정부차원의 지원의지가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경우 문광부 실무진들의 입장이 어떻게 나타날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결국 관건은 F1지원법 제정여부. 관련 법률이 제정될 경우 중앙부처도 움직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전남도는 일단 낙관하고 있다. 문광부의 이견에도 불구하고 국회 특위를 통해 F1지원법 제정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국회 국제경기대회지원특별위원회 소속 위원들을 상대로 지원법 제정의 타당성 논리를 펼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반응도 특별법이 무산됐던 지난 17대 국회때와는 사뭇 다르다는게 전남도의 입장이다.
전체 특위위원 18명 가운데 민주당 소속이 5명인데다 한나라당 소속 위원들(10명)도 상당부분 공감하고 있다는 점도 내세우고 있다.
또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등과 연계처리를 염두에 두고 있는만큼 전망은 밝다는 것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문광부의 반대논리는 지난 17대 국회 특별법제정 과정에서부터 계속돼 온 것이다”며 “대통령이 인정한만큼 법률만 만들어지면 그 시점을 ‘터닝포인트’로 삼아 대회 개최에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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