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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광칼럼>대학 재취업 최소한 기준 마련해야 |
2011년09월19일(Mon) |
| 이준구(主筆·시인) |
교육과학기술부 고위 공무원들이 퇴직후 전국 곳곳의 대학에 재취업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충격적 현상이다. 그것은 이들중 다수가 대학정책 담당부서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어 일종의 ‘교육계 전관예우’라는 비판이 나오기 때문이다.
모 신문이 안모 의원과 공동으로 2002년부터 최근까지 10년간 교육과학기술부(교과부)에서 퇴직한 1∼3급(관리관·이사관·부이사관) 142명, 1996년 이후 현재까지 교과부 차관을 역임한 교육 관료 10명 등 교과부 고위 퇴직자 152명의 행적을 전수조사한 결과, 22%에 이르는 33명이 퇴직 후 대학에 재취업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직자 윤리법 위반이다. 공직자 윤리법은 업무와 관련된 기업이나 단체에 취업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는 까닭이다.
4급 이상 공직자가 퇴직 후 외형거래액 150억원 이상의 대형 로펌이나 회계법인 등에 취업하려면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심사를 받도록 기준도 더욱 강화됐다. 그러나 이 법의 무풍지대가 있다. 교육 관료들이 퇴직한 후 대학 등에 재취업하는 것은 아무런 규제를 받지 않는다. 이런 제도적 허점을 틈타 ‘교육 낙하산’이 활개를 치고 있다고 한다. 한심스럽기 그지없다. 교과부 고위직 출신 퇴직자들은 주로 사립대학, 그 가운데서도 2·3년제 전문대학에 많이 취업했다. 이들이 총장·교수·행정간부 등의 직위를 얻어 현재 몸담고 있거나 거쳐간 대학은 모두 39곳이었다. 이 가운데 사립 전문대학이 17곳, 사립 4년제 대학이 15곳, 국립 4년제 대학이 7곳이었다.
교과부 고위 관료들이 취업한 39개 대학 가운데 서울 소재 대학은 3곳뿐이었다. 나머지 36곳은 경기(11곳), 인천·부산·경북·광주·충북·충남(이상 3곳), 강원·경남(이상 2곳) 등 지방에 있는 대학이었다. 지방 사립대 및 전문대는 대학 부실운영을 살피는 교과부의 주된 감시·감독 대상이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대학을 대표하는 총장 또는 이사장이 됐다. 대학 재취업 고위 관료 33명 가운데 19명이 대학 총장 및 이사장으로 자리로 옮겼다. 이들이 총장 등을 맡은 23개 대학 가운데 14곳은 전문대학이었다. 총장을 맡지 못한 나머지 14명 가운데 11명은 교육 관련 학과의 교수로 임용됐고, 3명은 대학 사무처장 등 행정 간부로 취업했다.
퇴직 후 대학에 취업한 1∼3급 출신 28명 가운데 18명이 대학지원과·전문대학지원과·대학구조개혁추진본부 등 대학과 직접 관련된 업무를 다루는 부서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었다는 것이다.
서울지역의 한 대학 관계자는 “다른부처 공무원도 고용휴직을 통해 대학강의 경험을 쌓지만, 퇴직 이후 대학에 정식으로 임용되는 것은 주로 교과부 공무원들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학의 입학정원을 늘리는 것이 대학의 수익과 직결되는데, 과거에는 교과부 공무원들에 대한 로비를 통해 입학정원을 늘렸고, 지금까지도 퇴직 교과부 공무원을 교수로 모시면 여러가지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있다”고 말했다.
국비연수와 고용휴직으로 학위와 강의이력을 쌓은 교과부 관료들은 퇴직 시기가 다가오면 대학 취업의 유혹 앞에 선다고 한다.
모 현직 4급 교육공무원은 “교과부 차원에서 퇴직자의 대학취업을 알아봐 준다”고 주장했다. “교과부 차원에서 최근 퇴직자들에게 대학 교수직을 안내하는 경우도 있어요. 어떤 고위 공무원 출신 퇴직자는 인사과에서 ‘○○전문대에 자리가 났다데 어떠시냐’고 물어봤더니 ‘내가 왜 그런 것에 가느냐’고 역정을 냈다더군요. 더 좋은 대학에 가려는 거죠.” “그 밖에도 퇴직자 스스로 재직 당시 관계를 활용해 여러 대학에 재취업을 문의하거나, 대학에서 직접 교과부에 ‘퇴직자를 교수로 모시겠다’고 제안하는 경우도 있다”고 모씨는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교과부 인사과 관계자는 “퇴직자 알선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우리도 퇴직자가 대학 총장으로 간다는 사실을 행정안전부 퇴직자 재취업 시스템을 통해서 뒤늦게 알게 된 것 뿐”이라고 말했다.
혹자는 이를 가리켜 “비리사학-퇴직교육관료 관계가 악어와 악어새”라고 혹평하고 있다. 하지만 현직에 있을 때, 업무를 공정히 수행했으면 퇴직 후 사립대학에 재취업해도 된다. 사립대학은 나이 제한이 없기 때문이다. 사립 대학은 다만 퇴직자를 채용할 경우 실력 유무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교육은 실력이 첫째인 까닭이다.
교과부는 최소한의 기준을 두어 대학강의 경력이 있는 퇴직한 교육 공무원을 대학에 재취업시켜야 할 것이다.[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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