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자살로 짧은 생을 마감한 경북 영주 중학생 이모군의 비극은 학교폭력을 막기 위한 우리 사회의 노력이 여전히 미흡하다는 사실을 확인해 준다. 마지막 나날들, 그 아이의 극단적 선택을 막을 수 있었던 순간들을 되짚어 보지 않을 수 없다.
학교에서 정신과 치료를 권했을 때 가정에선 왜 귀를 기울이지 못했는가. 새학기가 시작되는 민감한 시점의 학생상담에서 교사는 어째서 아이의 괴로움을 눈치조차 채지 못했는가. 왜 아무도 이군을 향한 집요한 괴롭힘을 문제로 느끼지 못했는가. 거듭된 학교폭력 예방 캠페인에도 불구하고 가해 학생이 조직한 ‘○○패밀리’의 존재가 파악되지 못한 것은 무슨 이유일까.
이번 사건이 벌어진 Y중학교에서도 형식적인 대책은 큰 차질없이 시행됐다고 한다. 학교는 작년에 이미 이군의 ‘자살 위험도’를 파악했다. 2학년 승급 직후 학생상담도 실시하고, 여섯 차례에 걸쳐 범죄 예방교실을 열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 모든 노력에도 이군을 죽음에 이르게 한 고통에서 건져 내지 못했다. 무엇이 문제였던 것일까. 우리는 보다 근본적인 원인을 짚어 보아야 한다.
우리 한국의 학교에는 사제애가 사라졌다. 배우고 가르칠 때에 사제관계가 생긴다. 가르치는 사람은 사랑과 정성으로 가르치고, 배우는 사람은 존경과 겸손의 마음으로 배워야 한다. 스승과 제자 사이에 오가는 사랑이 사제애다. 스승은 귀하고, 제자는 사랑스럽다. 사제간에는 서로 진리애와 지식욕과 교육적 의욕과 정열이 있어야 한다.
그것은 가르친다는 정신활동을 중심으로 성립하는 아름다운 인간관계다. 따라서 학생 자살을 막는 길은 사제애를 살리는 것 밖에 없다. 교사들은 학생과 따뜻한 대화로 무너진 사제애를 되살려야 할 것이다.
코믹스-200727.jpg)
.gif)
돌아가기
.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