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임기 막바지에 국회 선진화법 관련 여·야가 논쟁이다. 국회 선진화법의 핵심은 국회 폭력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 다수당은 직권상정을, 소수당은 물리력 행사를 포기하는 대신 다수당에는 패스트 트랙(신속처리제도)을, 소수당에는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제도(필리버스터)를 주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상임위나 본회의에서 안건을 처리하려면 재적의원 5분의 3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180석 이상을 가진 거대 정당이 나오지 않는 한 법안 처리가 힘들다.
소수당이 ‘게임의 규칙’을 어겨 다시 몸싸움을 벌이더라도 이를 제재할 강력한 ‘벌칙 조항’도 마땅치 않다. 물론 법이 다수결 원칙만 훼손하고 몸싸움은 그대로인 ‘국회마비 법’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하나의 이유다. 새누리당 중진의원들이 잇달아 국회 선진화법 처리에 반대 의견을 냈다. 이는 아무리 좋은 제도라고 해도 우리 정치 현실에 맞지 않으면 여건이 무르익을 때까지 도입을 연기하는 게 상책이라는 뜻으로 표현된다.
이런 우려 속에 국회 운영위를 통과한 국회 선진화법에서 주요 절차마다 재적의원 또는 상임위원 5분의 3 이상의 찬성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는 50% 다수결을 넘는 60% 이상의 가중 다수결이 국회의 새로운 게임의 규칙를 의미한다.
새로 설치될 여야 동수의 상임위 안건조정위에서 타협안을 상임위 전체회의에 올릴 때도, 180일이 지나면 상임위에서 처리된 것으로 간주하는 신속처리제의 대상 안건을 정할 때도, 본회의에서 필리버스터를 종료할 때도 모두 5분의 3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소수당이 ‘오케이’ 하지 않은 안건은 처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국회 선진화법을 큰 틀에서 유지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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