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하지 아니한다. 우리의 부력(富力)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强力)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이는 백범 김구 선생의 글귀로 앞만 보며 내달리는 우리를 다시 한 번 뒤돌아보게 한다. 물질은 풍요로워지고 있지만 정신은 메말라가는 자본주의 사회의 어두운 면이 더 깊고 넓게 다가온다.
인간은 인간이기 때문에 존중받아 마땅하나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부와 명예, 사회적 신분과 인맥으로 형성된 힘에 따라 달라지는 사람의 가치가 더욱 사회를 메마르게 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시대와 국경을 초월하는 문화의 힘이 필요하다.
여기에서 말하는 문화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단순한 문화예술이 아닌 한국 고유의 삶 자체를 의미한다. 그리고 그 삶속에 인의와 자비, 사랑이 풍요토록 배양하는 정신이다.
이러한 문화를 통해 누구나 함께 공감하고 어울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면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다른 환경에서 살아왔어도 그 힘을 바탕으로 사회 변화를 일궈내고 어려움을 극복하며,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할 것이다.
최근 문화의 힘을 느낄 수 있었던 사건은 얼마 전 성공리에 마무리한 프랑스 국제만화제였다. 우리나라의 뼈아픈 과거를 비난하며 역사적 사실을 부정했던 일본의 만행으로 이슈가 되었지만, 만화라는 소재로 관람객들에게 우리의 역사에 대해 보다 파급력 있게 전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도 주목 받지 못하는 대한민국의 뼈아픈 과거가 그 만화제를 통하여 세계인의 관심의 대상이 된 것은 자명하다. 그리고 그를 통해 세계는 진실을 알아가고 있다.
군사력이 가장 큰 힘이었던 시대가 있었지만 우리는 지금 경제발전과 과학발전을 통해 빠르게 전달되는 정보가 힘이 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이번 프랑스 국제만화제는 힘의 축의 이동이 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 바로 문화이다.
문화의 힘은 그 어떤 힘보다도 쉽게 국경을 초월하는 힘을 가졌고 앞으로 선진국 및 강대국을 결정하는 결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다. 더불어 문화적 차이로 경제성장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은 자명한 일이다. 무엇보다도 얼마나 인간답게 살 수 있는가, 얼마나 자연스럽고 여유롭게 사느냐에 초점을 맞춘다면 우리나라가 강대국이 될 것은 머지않았다.
그렇게 때문에 앞으로의 시대를 이끌어갈 지도자라면 문화의 힘에 대한 깊이 있는 철학과 올바른 원칙을 가지는 것이 첫 번째 소양일 것이다. 더불어 우리국민들도 스스로 일부 특권층만 누리는 문화가 아닌 모든 사람이 함께 만들어가고, 다양성의 존중과 따뜻함이 있는 문화로 이끌어 가야 할 것이다.
강대국의 조건은 문화융성이다. 한국형 문화가 전 세계로 뻗쳐 문화 강국이 되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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