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대형마트 3곳, 美 쇠고기 일시 철수
농민회 등 기자회견…진열장 찾아 ‘항의’
광주서도 판매중단 촉구…불매운동 불사
순천시 풍덕동 홈플러스 매장에 진열된 미국산 수입 쇠고기와 ‘U.S BEEF’라는 안내판을 점원들이 철수하고 있다.
전남 순천시에 있는 3곳의 대형마트 진열장에서 미국산 수입쇠고기가 모두 철수됐다. 이는 한국수입육협회가 지난달 27일부터 대형마트에서 미국산 수입쇠고기를 판매한다고 밝힌 지 하루 만이다.
순천시 농민회·여성농민회·한농연·한우협회는 지난 28일 오후 민노총, 민노당과 함께 6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순천시 덕암동 소재 E-마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형마트의 미국산 수입 쇠고기 판매를 규탄했다.
▲순천농민회 등 민중연대 ‘규탄대회’
이들 단체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곧바로 E-마트 매장으로 들어가 미국산 쇠고기가 진열된 진열대 앞에서 ‘광우병 실험 시도하는 MB 정부와 대형마트를 규탄한다’는 피킷을 들고 고객들이 지켜본 가운데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E-마트 측과 약간의 실랑이도 있었으나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진열대 앞에 선 순천시 농민회 오옥묵 회장은 E-마트 지점장에게 미국산 쇠고기를 판매하지 말 것을 요구하자 E-마트 측은 난색을 표하며 “본사의 지시가 있어야 한다”고 했으나 한우 농가들의 항의에 결국 진열장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일시 철수하고 “향후 재 진열 문제는 본사의 지시를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들 단체는 100여m 떨어진 또 다른 대형마트 풍덕동 홈플러스로 이동, 이 곳 역시 미국산 수입 쇠고기 진열 판매에 항의하자 홈플러스 측은 약간의 저항이 있었던 E-마트 측과는 달리 순조롭게 전량 철수했다.
나머지 순천 소재 대형마트 3곳 중 하나인 조례동 홈플러스에서는 자진 철수한 것으로 전해져 순천의 대형마트 3곳 모두 미국산 쇠고기가 진열되지 않았다.
순천시 농민회 관계자는 “앞으로도 미국산 쇠고기가 진열 판매되는지 지속적으로 주시하겠다”며 “만약 오늘 약속을 어기고 계속 판매할 경우 강력한 투쟁으로 대처하겠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관계자는 또 “순천 대형마트들이 우리지역 농산물을 적극적으로 취급, 판매하는지를 면밀히 파악해 성의가 없는 것으로 밝혀진다면 반드시 항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선 기자회견에서는 “‘서민들의 생활이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을 운운하며 버젓이 미국산 수입 쇠고기를 판매한다고 발표한 대형마트들은 즉각 판매를 중단하고 소비자들과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며 “원가보다 무조건 싼 값으로 시장에 유포하는 것은 국민을 상대로 사기극을 벌이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밝혔다.
민주노동당 전남도당 이수근 위원장은 “기자회견에 앞서 미국산 수입 쇠고기 진열 매장을 둘러봤다”며 “부위별 표시가 명확치 않는 ‘국거리’ 등 식으로 표기돼 있었고 매장 점원도 부위를 잘 모르는 상태”라며 “누구를 믿고 우리의 건강을 맡기겠느냐”며 강하게 규탄하기도 했다.
아울러 이들 단체는 “자신들의 배를 불리기 위해 국민의 건강권을 침해하는 한국수입육협회와 광우병위험 미국산 수입 쇠고기 판매를 재개하는 순천지역 대형마트 E-마트, 홈플러스를 강력 규탄하다”고 밝히고 “판매가 지금 당장 취소되지 않을 경우 이들 마트들에 대해 불매운동으로 순천지역 소비자의 권리를 찾는 운동을 벌여 나갈 것”이라고 강력 시사했었다.
▲판매 중단 하루만에 다시 진열돼
순천지역 대형마트에서 28일 일시 중단됐던 미국산 쇠고기가 하룻 만인 29일 곧바로 판매 개시되자 순천시 농민회 등 단체들은 30일 오후 E-마트 앞에서 다시 집결해 “순천 시민들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시민 건강은 뒷전인 채 돈만 벌면 된다 는 대형마트들의 행태에 분노한다”며 구호를 외친 뒤 미국산 쇠고기 진열장 앞에서 항의했다.
이어 이들 단체는 또 다른 대형마트인 조례동 홈플러스로 이동, 미국산 쇠고기를 하룻 만에 판매 개시한 것에 대해 강력 항의하고 앞으로 대형마트 측의 판매가 계속 진행될 경우 별도 대책을 세워 대응하기로 했다.
▲광주에서도 판매 중단 촉구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판매를 규탄하는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 회원들도 지난달 28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E-마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미국산 쇠고기 판매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대형 마트들이 서민들의 생활이 어려워진 상황을 이유로 미국산 쇠고기를 싼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며 “대책도 없이 광우병 위험 쇠고기를 계속 판매할 경우 범국민적인 불매운동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E-마트 점장에게 항의 서한문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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