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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풍피해 ‘전남 특별재난지역’ 선포해야 |
2011년08월17일(Wed) |
| 이준구(主筆·시인) |
9호 태풍 ‘무이파’의 영향으로 광주와 전남지역 재난 피해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는 소식이다. 안타까운 현상이 아닐 수 없다.
그것은 해상 양식시설과 방파제 파손만으로도 피해액이 수백억원에 달해 전체 피해액은 가늠하기 조차 힘든 상황이지만 피해 지역이 워낙 넓고 규모도 커 신속한 복구에 어려움이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상채기를 입은 지역에 많은 비까지 내리면서 피해를 입은 농어민들은 할말을 잃은 표정이고, 전 재산을 날리는 큰 피해를 당한 서남해안 양식어민들의 경우 정부의 보상 한도마저 어가당 5천만원에 불과해 생계를 위해 또 빚을 내야 하는 절박한 처지로 몰리고 있다.
지난 9일 전남도재난안전대책본부 집계에 따르면 이번 태풍으로 전남에서만 주택 244개 동이 파손 또는 침수됐고, 논밭 341ha가 물에 잠겼다.
광양 진상에서는 산사태만도 13곳에서 발생했고, 비닐하우스도 보성과 강진, 곡성 등지에서 328개 동 18만2천391㎡가 파손됐다. 인삼재배시설 14.1ha와 축사 3개 동 1천780㎡도 피해를 입었으며, 순천에서는 오리 1만5천마리가 폐사했다.
과수 낙과피해도 커 나주와 보성, 강진을 중심으로 1천062ha에서 피해가 발생했고, 과수별로는 배가 916ha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단감, 무화과, 복숭아 순이다.
이런 가운데 태풍피해액은 1천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복 주산지 완도에서만 85개 어가 해상 가두리 양식장 7천여 칸이 초토화된 것을 비롯해 진도의 의신, 고군, 군매면 일대 1천596칸, 신안 16칸까지 합하면 잠정 피해액만 220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가거도 방파제 480m 가운데 200여m가 부서지거나 파도에 유실돼 200억원 가량의 추가 재산피해도 예상되고 있다.
이는 유례를 찾기 힘든 태풍 피해다. 정부는 하루속히 태풍 피해를 본 섬지역과 과수농가들에 대한 보상을 제대로 해줘야 한다.
전남 서남해안과 과수 피해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야 한다. 이를 통해 현실적인 지원과 복구가 시행되도록 농식품부가 조속히 조사단을 파견해 피해조사를 벌여야 한다.
농어민들은 이제 하늘만 믿지 말고 ‘풍수해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이번 폭우로 인한 이재민이 1만염에 이르는 등 우리나라에서도 풍수해 피해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풍수해에 대비해 보험에 가입한 가구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지난 5일 손해보험협회는 풍수해보험과 풍수재해위험 특약에 가입한 건수가 29만여건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 전체 1천757만여가구 중에 1.7%만 풍수해 대비 보험에 가입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전체 보험계약 건수인 1억9천여만건 중에 차지하는 비중이 0.1%에도 못 미친다.
미국에선 홍수 등 자연재해 위험지역에 있는 주택은 준강제적으로 연방홍수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우리 한국은 헌법재판소가 특수건물이라도 정부가 풍수재해 특약까지 가입을 강제하는 것은 재산권 침해라는 취지로 위헌 판정을 내렸다.
이기형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부가 가입을 강제하지 않으므로 개인이 스스로 자연재해를 위험 관리대상으로 생각해 풍수해 대비 보험에 가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말 옳은 말이 아닐 수 없다.
정부는 또 빗물 관리의 패러다임을 소규모의 다목적 분산형으로 바꾸어야 한다. 빗물을 떨어진 자리에서 소규모로 위에서부터 관리하는 것이다. 일본이나 미국의 평평한 도시에서는 대규모 빗물저류소를 만들어 밑에서 관리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산이 많은 우리 한국에서는 산 중턱에 소규모 빗물저류소를 두어 위에서 관리해야 한다. 건물의 홈통이나 도로의 측구, 운동장 등에 소규모 빗물저류조를 만들어 하수도로 들어가는 빗물의 양을 줄여주면 하수관거의 용량을 늘리지 않고도 큰 비에 대비할 수 있다고 본다. 이것이 수해의 유비무환이 아닐가 싶다.
빗물을 다목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빗물을 깨끗하게 모으면 홍수조절은 물론이고 수자원 확보, 단수 등 비상시에 쓸 물, 텃밭을 가꾸는 물 등 여러가지로 사용할 수 있다. 또한 더울 때 지붕이나 거리에 뿌려주면 냉방에 따른 전력 피크를 줄일 수도 있다. 이는 일석이조 이기도 하다. 서울러 시행해야 한다.
우리 국민들은 돈을 잘 쓰는 정부보다 머리를 잘 쓰는 정부를 더 좋아한다. 정부 당국은 이번 피해지역부터 새로운 패러다임의 빗물관리를 도입하면 적은 예산으로 이른 시일 안에 기후변화에 강한 나라가 될 수 있을 것임을 알아야 한다.[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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