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내년도 예산안 처리 문제를 놓고 정면충돌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새해 예산안 처리를 위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지난달 29·30일 파행한 가운데, 새누리당이 2일 예산안의 예결위 단독 상정을 예고하자 민주당이 ‘반민주적 발상’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1일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 자리에서 “새해 예산안 상정을 더 이상 끄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다”며 예산안 처리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최 원내대표는 또 “내일(2일)이 헌법에서 정한대로 예산을 통과시켜야 하는 날인데 아직 예산안을 예결위에 상정도 못하고 있다”며 “이 상태로 법정 시한의 경과를 맞이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는 2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민주당이 불참할 경우 새누리당 단독으로라도 상정해 심사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이다.
예결특위 위원장인 이군현 위원장(새누리당)도 앞서 지난달 30일 “법정처리 시한인 2일 오전 10시에 다음 회의를 개의해 민주당이 불참하더라도 심사를 시작할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상황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단독 상정을 시사한 바 있다.
반면 민주당은 감사원장 임명동의안 날치기 직권상정에 이은 또 다른 날치기 시도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 예결위 간사인 최재천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가진 자체 ‘2014년도 예산안 심사’에서 “예산안 단독 상정은 전혀 불가능하다”며 “날치기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최 의원은 “정부와 여당은 당정협의를 통해 자신들이 단일안으로 만들어 가져온 것을 무엇을 심사한다는 것이냐”라며 “행정부 비판하는 야당에 대한 권리를 보장하지 않더니 이제 예산조차도 국회 무시하고 단독 상정·심사·통과시킨다는 것은 의회주의를 파국으로 몰아가려는 반민주적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박수현 원내대변인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내일 새누리당이 단독으로 예산안 심사를 진행하겠다고 한다”며 “새누리당 지도부와는 아무리 대화해 봐도 소용이 없다. 독자적인 협상권도 없고, 새누리당 의원들은 홍위병 역할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제 청와대 김기춘 비서실장과 협상해야 할 상황인 것 같다”며 “내년 예산안 협상도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 하고 해야 하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서울=신윤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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