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공동화라뇨, 우리 학교는 입학생이 4배나 늘었어요”
저출산 고령화와 농촌 공동화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오히려 신입생 수가 1년새 4배나 늘어난 시골학교가 있어 화제다.
개교 85주년을 맞은 해남 옥천초등학교의 올해 신입생 입학식은 그 어느 해보다 뜻깊고 분주했다.
지난해 8명에 불과했던 신입생수가 올해는 32명으로 무려 4배나 늘어난 것. 80~90명을 맴돌던 전체 학생 수도 오랜만에 ‘100명 고지’를 회복했다. 1926년 4월 개교한 이 학교의 전체 재학생수는 119명. 신입생 증가가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전학 대기자도 5명이나 된다.
시골학교의 반란(?)은 2년전부터 영글기 시작했다. 2009년 교육과학기술부 지정 농어촌 전원학교로 선정되면서 교육 환경이 확 바뀌었다. 친환경 시설이 곳곳에 들어서고, 최첨단 e-러닝 시스템도 감초 역할을 했다.
다양한 역사체험과 공연관람, 원어민 강사는 도시학교 못잖은 교육의 기본이 됐다. 방과후 학교를 오후 5시까지 운영하며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도 덜어줬다.
광주 영어마을의 원어민 강사까지 적극 활용할 결과, 지난해 해남교육지원청이 주관한 영어역할극대회에서는 20여개 경쟁 학교를 물리치고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돌아오는 농어촌학교를 만들기 위해 교육활동을 세세히 알리는 리플릿을 제작, 가가호호 동참을 호소하기도 했다. 학교운영위원회와 학부모회, 이장단까지 나서 ‘학교 살리기’에 일조했다.
공동 학구도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해남읍내 과밀학급 해소를 위해 해남읍과 옥천면을 공동 학구로 묶어 중심지 학생들에게 공생의 길을 열어뒀다.
최외순 교장은 “공동 학구로 묶더라도 읍에서 면(面) 단위 학교로 오기는 참으로 힘든 일인데 현실이 됐다”며 “공동 학구와 다채로운 프로그램도 주효했지만 무엇보다 전임 교장과 지역 주민, 학운위가 힘을 모아 이룬 작은 기적”이라고 말했다.
전남도 교육청 공영휴 장학사는 “옥천초교는 교육 주체들과 행정적 지원, 지역민의 열의가 어우러질 때 농어촌학교 활성화의 꿈도 이뤄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단적인 예”라고 밝혔다.
<해남=김동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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