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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최고령 추정 소나무 ‘시들시들’ 2010년07월13일(Tue)
500여년 벼텨온 원효계곡 상징물…영양제 투입 등 보호대책 나서
　광주에서 수령이 가장 많은 것으로 보이는 소나무가 생기를 잃어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2일 광주 북구에 따르면 금곡동 금곡마을 위 원효계곡 하류 풍암정사(楓岩亭舍·시지정 문화재 자료제15호) 앞 물가에 지금으로부터 약 500여 년 전에 식재된 것으로 추정되는 고풍스런 소나무 한 그루가 위치해 있다.

그 동안 푸르름을 잃지 않았던 이 소나무가 올해 들어 잎이 누렇게 변하고 푸른빛의 이끼가 끼는 등 시름시름 앓고 있다는 것.

북구문화원 역사문화해설사 한정진 회장은 “지난해까지 위용을 자랑하던 소나무의 자태가 올해 여름부터 솔잎의 색깔이 변하고 솔방울이 다닥다닥 붙는가 하면 가지에는 청태(靑苔)가 끼어 파랗게 변했다”며 “마치 고사 직전 자식을 번성시키려 몸부림 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 회장은 “광주의 명승 원효계곡 풍암정의 상징물이기도 한 소나무가 건강을 잃어가는 것 같아 매우 안타깝다”며 대책마련을 호소했다.

이 소나무의 수령을 추정하는 근거로는 송강(松江) 정철(鄭澈)의 넷째아들 기암(畸庵) 정홍명(鄭弘溟)이 쓴 풍암정기(楓岩亭記·1614년)를 들 수 있다.

풍암정기에는 ‘감실로부터 몇 걸음만 지나 흐르는 물 사이의 돌을 딛고 건너면 바위 틈에 소나무가 있는데 높이는 한장 남짓 하고 그 뿌리는 드러나 베고 잘 만 했으며, 가지와 잎은 수면을 어름어름 덮었다’라고 기록돼 있다.

기록물에 등장한 소나무의 위치나 형태 등을 감안해 봤을 때 현재 풍암정 앞 계곡 돌틈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소나무가 역사 속 소나무와 일치한다고 한 회장은 설명했다.

문화재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북구 관계자는 “계곡 돌무더기 사이에서 자라고 있는 이 소나무가 양분 부족으로 시들해진 것 같다”며 “조만간 영양제를 투입하는 등 보호에 나설 방침이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광주에서 가장 오래된 소나무(육송)는 북구 화암동 화암마을에 우뚝 서 있는 약 400년 가량 된 ‘시 보호수’(2007-2)로 알려져 있다.

[천병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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