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관권선거와 인사 대가로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전주언 광주 서구청장에 대해 당선무효형을 선고하면서 구정 파행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광주지법 제4형사부(부장판사 정창호)는 7일 공직선거법 위반과 특가법상 뇌물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전 구청장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서 뇌물죄에 대해 징역 2년6월에 벌금 6천만 원과 추징금 5천만 원, 관권선거에 대해서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전 구청장은 ‘당선인이 선거법 위반죄로 징역 또는 100만 원 이상 벌금형을 선고받으면 당선이 무효화된다’는 현행 선거법(제264조)에 따라 형이 확정되거나 항소를 포기할 경우 직(職)을 잃게 된다.
이에 따라 전 구청장의 직무정지 조치가 내려진 지난달 17일부터 시작된 이기신 부구청장의 ‘구청장 권한대행 체제’는 전 구청장의 확정 판결이 내려지기 전까지 최소한 수개월 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구정의 핵심 업무를 맡고 있는 총무국장과 기획감사실장, 의사국장, 동장 등 관련 공무원들까지 징역 또는 벌금형을 받은데다 행정적인 징계도 불가피해 술렁이는 공직사회 분위기가 제자리를 찾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노조와 시민사회단체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고 있는 전 구청장이 재·보궐선거 등록일인 9월30일 전까지 사퇴서를 제출한다면 10월27일 재선거가 치러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행 공직선거법 35조 2항에는 ‘4월1일부터 9월30일까지 선거의 실시 사유가 확정된 때에는 10월 마지막주 수요일에 재·보궐선거를 실시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받은 전 구청장의 거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또 전 구청장이 항소와 상소심에서도 구청장직을 유지할 가능성이 낮게 점쳐짐에 따라 재선거 입지자들이 자천타천으로 입살에 오르고, 공직사회의 눈과 귀가 선거판에서 떠나질 못하면서 ‘선거 후유증’은 좀처럼 치유되지 못하고 있다.
서구청 한 관계자는 “구청장이 사법처리된 이후 현 구청장을 지지하는 공무원과 반대 입장에 서있는 공무원들 틈바구니 속에서 눈치를 보느라 제대로 업무를 보지 못할 정도다”며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내려지더라도 되도록 빨리 이번 사태가 마무리돼 전처럼 업무에만 치중했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이기신 구청장 권한대행은 “대법원에서 선거사범에 대한 재판을 최대한 빨리 진행한다는 지침을 밝혀 구청장 공석 사태가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된 공무원들에 대해서는 대승적 차원에서 경징계 조치를 내릴 방침이다”고 말했다.
이어 “구청장 공백 기간 동안 서구청 공무원들이 일심단결해 구정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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