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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억원대 4대강 골재채취 “입찰 방해” 의혹 |
2010년06월11일(Fri) |
일부 참가업체, ‘거액의 리베이트 요구 받았다’ 폭로
‘4대강 뒷돈’ 여부에도 관심…광주지검, 수사에 나서 |
광주시 도시공사가 영산강살리기 사업의 일환으로 발주한 100억 원대 골재채취 사업을 둘러싸고 입찰방해 의혹이 일고 있어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일부 참가업체는 전자입찰에 앞서 거액의 리베이트를 요구받았다고 폭로해 ‘4대강 뒷돈’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으며 검찰은 여러 의혹이 일자 수사에 나섰다.
10일 광주시 도시공사와 골재채취 업계에 따르면, 도시공사는 4대강의 하나인 영산강 살리기 사업과 관련한 ‘원석 선별 및 상차 대행사업자’ 선정을 위해 지난 3월30일자로 조달청 긴급 입찰공고를 냈다.
단가입찰 적격심사 공사로 지역의무공동이행 방식으로 추진된 이번 사업은 광주 서구 용두동 영산강변 일원을 대상으로 하며 골재원석 예정량은 414만㎥(루베), 총사업 예정 금액은 116억 원에 올 예산액만 47억5천200만 원이 책정됐다.
강바닥에 얼마만큼의 골재가 있는 것인지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에 총액입찰이 아닌 단가입찰 방식이 채택됐으며 이에 S개발, J산업, D개발, H중기, Y산업 등 5개 업체가 컨소시엄을 이뤄 공동수급협정서를 발주처인 도시공사에 입찰 전날인 4월8일 오후 6시까지 제출했다.
그러나 어찌된 영문인지 입찰당일 D개발과 Y산업 등 2개 업체만 입찰에 참가해 투찰한데 이어 오전 11시로 예정된 개찰도 통상 지연시간인 15분을 넘겨 1시간이 지나도록 이뤄지지 않았다.
확인 결과, 발주처 PC담당관이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인 ‘나라장터’에 계약 방식을 입력하면서 코드번호를 단가 일반경쟁인 ‘12000’이 아닌 총액 일반경쟁인 ‘10000’으로 잘못 입력해 복수 예정가격(복수예가)가 실행되지 않아 개찰이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응찰업체가 반발하자 발주처는 개찰 시간을 오후 6시로 연장하기로 사실상 연기공고나 다름없는 1차 변경공고를 내고 입찰 서류까지 다시 제출받았으나, 이번에는 ‘지방계약법상 5일 이상의 공고기간을 줘야 한다’는 항의성 민원이 접수되자 충분한 설명도 없이 아예 입찰을 1주일 연기했다.
입찰서류상의 하자나 예산사정 등 중대한 결함없이 단지 코드번호를 잘못 기입했다는 석연찮은 이유로 100억 원대 국책사업 입찰이 2차례나 연기된 셈이다.
도시공사는 논란 끝에 4월16일 3번째 입찰을 강행, 1, 2차 입찰에서 D개발이 제출한 입찰금액(2천392원)보다 공교롭게도 10원이 적은 금액을 써낸 S개발 컨소시엄을 1순위 협상적격 대상자로 선정했다.
이에 대해 참가업체 한 관계자는 “달라진 게 하나 없으니 PC담당관이 입찰업체에 양해를 구해 개찰시간을 늦추면 될 일을 민원을 이유로, 그것도 자격 미달로 일찌감치 탈락한 업체의 항의를 빌미로 시급성을 요하는 긴급 입찰을 임의대로 변경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4개 업체가 협정서를 냈음에도 2곳만 응찰한 것은 마치 4명이 시험장에 왔는데 2명만 시험을 치른 꼴이고, 이후 감독관의 간단한 실수로 시험이 전면 백지화된 뒤 1주일 후 다시 치른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응찰업체의 입찰 내용을 떠보기 위한 고의 누락이자 입찰 방해라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리베이트 요구 의혹도 제기됐다. 한 업체 관계자는 “발주처 직원이 입찰공고 전날 '만나자'고 해 광주 서구 풍암동 모 카페에서 밤 10시에 만났는데, 그 자리에서 ‘입찰 편의를 봐 줄테니 얼마를 주겠느냐’고 묻길래 적격 심사에 트집잡힐까 걱정돼 ‘1억 원을 주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도시공사 관계자는 “코드입력을 잘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단순 행정실수일 뿐, 특정 업체를 염두에 둔 고의적인 입찰 방해는 음해”라며 “탈락업체가 발주처에 앙심을 품고 하는 거짓 주장”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리베이트 요구설에 대해서도 “입찰공고 전날 업체 대표를 만난 것은 사실이지만, 긴급을 요하는 국책사업인데다 골재채취 분야가 워낙 난해하다 보니 이해를 돕고, 문의할 것도 있어 만났을 뿐”이라며 “요즘이 어떤 시대인데 대놓고 리베이트를 요구할 수 있겠느냐”고 반박했다.
도시공사는 해명자료를 통해 “담당자의 업무 미숙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에 유감이며, 추후에는 그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도시공사는 또 법원 결정에 대해서는 이의신청할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광주지검 강력부는 입찰 방해와 리베이트 요구 의혹를 밝히기 위해 관련 업체들을 상대로 수사에 나선 상태다.
한편 D개발측은 입찰에 의혹이 많다며 광주지방법원에 ‘입찰절차속행금지 가처분’을 신청했고, 법원은 9일 ‘1차 입찰을 무효로 할 사유가 없음에도, 이를 무시한 채 진행한 3차 입찰은 그 효력이 없으므로 그에 따른 절차도 속행해서는 안된다’고 결정했다.
조달시스템에서 계약 방식 코드를 잘못 입력했더라도 이를 수정해서 입력하면 정상적으로 개찰을 진행할 수 있는 사실이 인정되므로 코드번호 입력 실수로 입찰 자체를 취소 또는 무효처리할 순 없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다.
영산강 살리기 사업은 영산강 일대 3천468㎢ 지역에 2개의 보(洑)를 설치하고, 수질개선, 하천준설, 교량강화 등의 공사 비용으로 2조6천461억 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송시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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