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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시법 속히 개정해 국민의 권익 보장해야 |
2010년06월24일(Thu) |
| 김명호<진도경찰서장> |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9월 24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의 야간집회 금지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번 결정은 헌재가 1994년 같은 취지의 집시법 조항에 대해 내린 합헌 결정을 스스로 뒤집은 것이다. 헌재는 15년 전 야간옥외집회 금지에 대해 “집회의 자유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고 필수불가결한 경우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다. 야간이란 특수성과 옥외집회의 속성상 공공의 안녕질서를 침해할 높은 개연성이 있고 형법도 야간의 행위에 대해서는 더욱 엄격히 규정하고 있다”며 합헌 결정을 내렸다.
시위현장에서는 여전히 치명적인 부상을 입힐 수 있는 무시무시한 죽창이 등장하는 등 과격한 시위가 난무하는데 새로운 헌재 결정이 필요할 만큼 집회 시위 문화가 획기적으로 개선됐다고 보기 어렵다.
이번 결정에서 헌법불합치는 사실상 위헌에 해당하지만 곧바로 효력을 정지시킬 경우 초래될 혼란을 고려해 한시적으로 효력을 존속시키는 것이다. 정해진 시한 내에 관련 법 조항(제10조)을 개정해야 한다. 그 시한이 올 6월 말까지다. 개정이 안될 경우 치안 공백과 국민의 권익 보장이 안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번 결정의 취지가 야간옥외집회를 무조건 허용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개정이 무산되면 7월부터는 대규모 야간시위가 급증하여 사회혼란이 발생해도 경찰이 어찌해볼 도리가 없게 될 수 있다. 더욱이 11월에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앞두고 있어 자칫 ‘치안 부재’로 국제 망신을 살 수도 있다.
필자가 생각하는 개정을 해야 할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야간에는 주간보다 신분은폐가 용이한 반면, 경찰의 불법행위 채증활동이 곤란하여 불법 집회시위로 변질될 가능성이 증가하기 때문에 시위 참가자는 물론 경찰관의 안전확보 어려움이 예상된다.
둘째, 집회장소 주변 시민·상인들의 휴식권·영업권 침해 및 야간 다수인원 운집으로 인한 교통혼잡 초래가 우려되며 셋째, 야간집회를 관리하기 위한 경찰력 집중 투입 등 치안수요가 급증하여 상대적으로 민생치안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넷째, 하반기에는 G20, 4대강 등 이슈가 풍부하여 불법폭력 집회시위 빈발로 인한 국가이미지 실추 및 경제성장에 미치는 악영향이다.
특히 주간집회보다 야간집회의 폭력시위 발생비율이 약 14배나 높다. 지난 12년간 집회시위 분석통계상 주간집회 중 불법폭력시위가 발생한 경우는 0.46%에 불과한 반면, 야간집회는 6.21%(13.6배)로 우리나라 집회시위의 현실에서 야간집회 폭력은 우려가 아니라 현실이다.
이처럼 아쉽게도 우리의 시위문화는 선진국과 비교하기엔 아직 멀었다고 생각한다. 선진국의 경우 경찰통제선(폴리스라인)만 넘어도 현역 의원까지 수갑을 채워 체포하는 반면 시위대가 경찰관을 폭행하고 경찰버스를 불태워도 경찰이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게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집회 자유를 헌법이 보장하는 것은 공공의 안녕과 질서를 해치지 않는 범위에 한정되므로 폭력이 우려되는 야간 집회는 주간 집회와 마찬가지로 규제가 불가피하다.
그리고 여론조사(3.20~22, 1,000명) 결과 야간집회가 폭력 집회로 변질될 가능성에 대해 공감하는 의견(66.4%)이 비공감 의견(16%)보다 4배 이상으로 나온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집회시위의 자유는 무제한의 자유가 아니다. 사회의 안녕을 해치지 않고 다른 사람의 행복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허용된다는 것이 헌법 정신이다.
헌법재판소는 국민의 진정한 권익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길 바라며, 몇 년 전 공중파 방송으로 나왔던 공익광고 “배려가 있는 주장은 아름답습니다”가 문득 생각이 난다.
우리는 시위자들에게 아름다운 시위문화를 요구하기에 앞서 정치를 아름답게 하고 행정을 아름답게 하여 억울한 사람들이 없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하여야 한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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