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지난 10일 천안함 침몰사건 대응실태에 대한 감사결과를 발표했다는 소식이다. 충격적이다.
그것은 군의 부실대응 문제점을 일부 찾아냈지만, 그것보다 핵심 쟁점에서 비켜서서 사건을 봉합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앞서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진정성과 책임성을 의심케 하는 실망스런 감사가 아닌가 싶다.
감사원 발표에 따르면 해군 제2함대 사령부와 합동참모본부, 국방부 등 핵심 지휘기관 가운데 사건 당시 규정과 수칙에 따라 제구실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각 기관은 한결같이 늑장보고와 상황 전파 누락 등의 잘못을 저질렀다고 한다. 게다가 이들 지휘부의 군인들은 사고 발생 시각과 원인 등을 멋대로 수정하고, 거짓말도 했다.
이는 군의 지휘부가 흔들리는 것이다. 이렇게 흔들린다면 군 전체의 작전능력이 제대로 발휘될 수 없다. 우리는 이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지휘부의 거짓말과 말바꾸기 행태는 더욱 비판받아 마땅하다. 지휘부는 대오 각성해야 한다.
정부는 사고원인 조사를 전제로 할때, 핵심 관심사는 한-미 연합훈련으로 두 나라 전력이 쫙 깔린 상태에서 북한 잠수정이 잠입할때까지 군은 뭘 했느냐 하는 점이다.
곧 후속 대응에 앞서 총체적 경계 실패의 원인과 책임 소재를 규명하는 게 감사의 초점이었다. 그런데 감사원은 이와 관련해 ‘백령도 근해에 잠수함 대응능력이 부족한 천안함을 배치한채 대잠능력 강화 등 적정 조처를 이행하지 않은게 문제’라고 결론지었다.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천안함은 음향탐지기 등의 장비를 갖추고 대잠수함 작전을 전문으로 수행하는 함정이다. 그런데도 대응능력이 부족했다는 군의 해명성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이번 감사는 사건의 실체와 책임소재를 규명하기는커녕 오히려 의문점과 미해결의 과제들을 남겼다. 이런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넘어가선 안된다.
국회 특위가 나서서 감사원 감사결과와 민군 합동조사단의 사고원인 조사결과를 철저히 검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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