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브해의 섬나라 아이티공화국이 지난 12일 발생한 규모 7.0의 강진으로 초토화됐다. 적게는 수만 명에서 많게는 수십만 명이 숨졌을 거라는 추측만 무성할 뿐 정확한 사망자 수 집계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대통령궁과 의회, 관공서 등 공공건물은 물론이고 병원과 학교, 일반 가옥 등 수많은 건물과 시설이 피해를 입어 국가기능이 사실상 마비된 상태다.
2008년 허리케인으로 막대한 피해를 본 중앙아메리카의 최빈국 아이티에 이번엔 대지진의 재앙이 덮친 것이다.
인구 892만 명의 아이티는 1인당 국민소득이 1천400달러에 불과한 세계 최빈국 가운데 하나다. 지진 피해가 워낙 큰데다 가뜩이나 부족한 사회기반시설마저 붕괴돼 정확한 피해 집계가 어렵다.
자력으로 인명 구조나 피해 복구는 엄두도 내지 못할 상황이다. 아이티 국민이 절망에 빠지지 않도록 국제사회가 인도주의 정신으로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할 때다.
우리나라는 1962년 아이티와 수교했지만 1992년 공관 철수 뒤 도미니카 주재 한국대사관이 관할하고 있다. 일시 체류자를 포함한 교민은 70여 명이고 지난해 한국과의 교역량은 2천250만 달러에 불과했다.
한국이 6.25전쟁이라는 대재난을 극복한 것은 참전해 피를 흘린 우방의 군인들과 해외 원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우리는 전후 복구와 세계 10위권 경제 강국으로 발전하는 과정에서도 유엔과 선진국들의 은혜를 크게 입었다. 지난해 한국은 후진국이었던 나라로서는 세계 최초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개발원조위원회(DAC)에 가입해 국제사회의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가 됐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은 다양한 방법으로 중남미와 아시아 아프리카의 후진국들을 도우며 국위를 선양하고 있다.
아이티에 태극마크가 찍힌 의약품과 식량을 보내고 구호대와 자원봉사자들을 보내는 것은 대한민국의 국가 브랜드를 고양하는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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