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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기연 칼럼>대형마트 가격경쟁에 생산자는 울고 소비자는 속는다 |
2010년02월23일(Tue) |
| 정기연 (논설실장) |
시장문화의 변천에 따라 대형마트가 생겼는데,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을 미끼로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광고와 세일 전단지를 배포하여 싸게 판다며, 소비자를 유인하는 대형마트끼리 가격경쟁은 소비자의 선택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대형마트의 가격경쟁이 소비자를 위한 것인지 아니면 자사 이익을 위한 이미지 마케팅인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 대형 유통 3사인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는 가격경쟁이 납품업자에겐 피해를 주지 않는, 자체 이익률을 조정한 판매 전략이라고 하지만, 이런 논리를 믿는 소비자가 얼마나 될까?
싸게 판다는 광고비는 타제품 판매 가격에 소비자가 그만큼 더 많이 부담하는 것이다.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유통구조를 보면 생산자-(광고)-총판 -도매상 -소매상(슈퍼·구멍가게)-소비자로 되어 있는 데,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다단계 유통비를 줄이고 생산자-대형마트-소비자의 유통구조로 생산자에게 이익이 되고 소비자도 돕는다는 데서 대형마트가 등장하게 되었다.
따라서 대형마트는 생산자로부터 품질이 좋은 물품을 제값에 받아들여 유통비의 거품이 줄어든 저렴한 값으로 소비자를 맞이해야 한다. 품질이 좋은 물품을 유통비의 거품이 줄어든 적정한 가격으로 소비자가 찾아들게 해야 한다.
차떼기로 물품을 받아들이는 창고형 대형마트에서 가격경쟁을 하려면, 생산자로부터 물건값을 저가로 납품케 하며 생산자는 판매시장을 확보하려고 값을 인하해줄 수 밖에 없으며, 생산자는 이를 만회 하기 위해 생산 원가를 낮춘 저 품질의 상품을 납품할 수 밖에 없다.
경쟁하는 대형마트에서 세일하는 물건을 소비자가 저렴하다고 산다면 이는 질 낮은 물건을 사게 되는 결과가 되며 이러한 경쟁이 계속된다면 대형마트의 본래 상생 의도에 벗어나 생산자나 소비자 모두가 피해를 보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농산물 산지유통의 사례를 보면. 수박 주산지에서는 출하 한 달 전부터 산지 수집상, 도·소매상들이 포전에서 선수금을 주고 선물계약을 하는 것이 관행이다. 그런데 산지 수집상들이 3~4년을 채 버티지 못하고 빚더미에 앉거나 빈털터리가 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대형 유통업체에 납품하는 1차 판매상으로서 유통업체의 무리한 가격 인하 요구나 수시 할인행사 때문에 손실을 입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농산물의 무리한 가격인하는 생산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하여 농촌이 도산하게 된다. 최근 대형 유통업체들이 가공 생필품에 이어 축산물까지 가격경쟁을 확대하고 있어 농산물까지 할인전쟁에 휘말릴 수 있다는 데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적정가격을 무시한 지속적인 할인행사의 후유증은 결국 농민들에게 돌아간다.
공산품 시장은 공급자 중심의 시장이 주를 이루고 있어 가격 결정권이 제조업체에 있는 반면, 농산물 시장은 공급과 수요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농산물에 출혈 경쟁이 지속된다면 피해자는 농민이 된다. 유통업체에서 자체 이익률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면서 소비자들에게 싸게 공급하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할인된 가격을 제조업체나 중간 납품업체에 전가하는 상술은 쓰지 말아야 한다. 소비자나 생산자를 진정한 파트너로 생각한다면 양방향에 이익을 주는 거래를 통한 상생의 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
그래야 소비자들도 안전한 시장을 믿고 지속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또 불필요한 유통단계를 줄여 유통비용 절감액만큼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는 것은 바람직하다. 소비자는 싸게 판다는 현혹된 광고에 속지 말아야 하며 질이 좋은 상품을 제값을 주고 편리하게 구입하는 직거래 유통에 관심을 가지고 산지로 부터 공동구매의 길도 모색해야할 것이다.
대형마트의 가격경쟁은 생산자나 소비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경영의 합리화를 통해 본래의 의도대로 생산자로부터 품질이 좋은 상품을 제값으로 사들여 유통비를 줄인 적정 값으로 판매하는데 역점을 두고 운영해, 생산자도 살리고 소비자도 믿고 애용하는 시장이 되어야 한다.[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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