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국무총리가 지난 26일 광주·전남을 찾았다는 소식이다. 충격적이다. 그것은 정 총리가 이날 광주시내 모처에서 가진 기관·단체장과의 간담회에서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지역의 현실적인 대안보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 했기 때문이다.
총리는 또 동북아 상품거래소 광주 설립, 호남고속철도 무안공항 경유 등 지역의 현안에 대해서도 ‘검토’ 수준의 답변으로 일관했다고 한다.
정 총리는 세종시 수정안이 광주·전남의 역점 시책사업인 광산업 및 신재생에너지산업 등과 중복된다는 지적에 대해 역할 분담론으로 본질을 회피했고, 역차별에 따른 대안 제시보다는 ‘세종시에 남는 땅이 별로 없으니 지역에서 우려하는 블랙홀은 없을 것이다’ ‘세·제정적인 혜택 역시 혁신도시나 기업도시에 동등하게 적용하겠다’는 등의 우회적 홍보에 열을 올렸다.
하지만 광산업과 LED산업 등이 이제 막 성장하는 단계에서 세종시로 집중 투자되면 빛고을 광주의 미래산업은 몰락할 수 밖에 없다.
전남도가 5~6년 전부터 투자해온 신재생에너지 분야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결과적으로 이번 총리의 행보는 여론호도 내지는 무마용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이제 세종시 문제는 정부가 27일 특별법 개정안에 대한 입법을 예고함에 따라 여야 대립은 물론 여여 대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28일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 29명 전원에게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결과,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16명이 수정안에 반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 총리는 세종시의 홍보맨으로 전락하지 말고 총리 본연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 세종시 논쟁이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키기 때문이다. 당국은 반대하는 인심이 곧 천심임을 십분 인식하고 여론몰이를 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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