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대학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 위법하게 인가됐다는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왔다. 하지만 입학생들의 처지 등을 감안, 이제와서 인가 결정을 변경할 수는 없다는 원심의 판단도 그대로 받아들여졌다.
대법원 3부(주심 안대희 대법관)는 로스쿨 예비인가 대상에서 제외된 조선대학교가 교육과학기술부를 상대로 낸 로스쿨 인가처분 취소 소송에서 “피고가 전남대를 인가한 것은 위법하다”면서도 인가 취소 청구는 기각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3일 밝혔다.
조선대는 지난해 2월 로스쿨 예비인가 대상에서 제외되자 교육부장관을 상대로 로스쿨 예비인가 거부처분 취소 청구소송과 광주권 4개 대학 예비인가처분 취소 청구소송, 광주권 예비인가효력정지 가처분신청 등 모두 3가지 행정소송 및 가처분신청을 냈다.
이중 인가처분 취소소송에 대해 1심 재판부는 원고 패소 판결했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전남대 교수가 법학교육위원회 위원으로 전남대 로스쿨 선정 및 정원 배정에 관여한 것은 법학전문대학원설치법 13조 제척규정을 위반한 것”이라며 “피고가 전남대를 인가한 것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법학전문대학원설치법 13조는 ‘법학교육위원회 위원이 심의대상 대학에 재직하고 있는 경우 그 대학 심의에 관여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과학기술부는 이같은 규정에도 불구하고 법학교육위원회를 구성하면서 이화여대, 서울대, 경북대, 전남대 법대교수 등 현직 교수 4명을 위원에 포함시켰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학생들이 입학한 현재의 상황에서 이를 취소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조선대의 청구를 기각하는 사정판결(事情判決)을 내렸다. 사정판결이란 원고의 청구가 이유가 있다고 인정하더라도 이를 취소하면 공공복리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될 때 법원이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말한다.
조선대가 낸 예비인가 거부처분 취소 청구소송 상고심을 맡은 대법원 1부(주심 이홍훈 대법관) 역시 “교수위원들이 자기가 속한 대학을 포함한 신청 대학들 중 예비인가대학을 선정하고 정원을 심의·의결하는데 관여한 것은 자기 소속 대학과의 관계에서만 제척규정에 저촉될 뿐이고 원고와의 관계에서는 저촉된다고 볼 수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 3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도 동국대가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예비인가거부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동국대의 로스쿨 설치인가 신청을 거부한 것은 위법하다”면서도 인가 결정은 변경할 수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내면서 이같은 판결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교수위원들이 자기가 속한 대학에 대한 심의를 한 경우만 제척규정에 위배된다고 보는 이상 교수위원들의 소속 대학이 아닌 원고에 대한 심의를 한 것은 제척규정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며 “원고에 대한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한 원심 판결에는 판결 이유에 모순이 있거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판결했다.
코믹스-200727.jpg)
.gif)
돌아가기
.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