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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광칼럼>이웃돕기 시작해보자 |
2009년12월21일(Mon) |
| 이준구 主筆·시인 |
연말이다. 못다한 일을 정리하겠다는 마음을 먹은지 엊그제 같은데 금년도 벌써 9일 밖에 남지 않았다. 해묵은 일을 처리하고 원고를 정리하는 것은 물론 출판기념회 같은 각종 행사들이 겹쳐 있다. 새삼 세월이 유수 같음을 느낀다.
연말에는 해마다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가난한 기부천사’의 선행이 알려져 감동을 주곤 한다. 주인공은 전재산이라곤 영구임대아파트 보증금 172만원과 몸이 전부인 이래인씨(62)다.
이씨의 기부가 남다른 것은 자신의 어려운 처지를 뒤로 하고, 더 어려운 이웃을 돌아본 따뜻한 정이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이야말로 우리 사회에 아직도 사랑과 정의가 살아 있음을 뜻하는 것이다. 사랑과 정의는 인간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2대 덕목이다. 인간의 신체가 두발로 서듯이 인간의 사회는 인(仁)과 의(義), 사랑과 정의 2대 기초 위에 설때 가장 바람직하다.
그런데 이래인씨는 광주 광산구 한 영구임대아파트에서 홀로 살고 있다. 그는 매달 정부에서 지원하는 기초생활수급비와 장애수당 40여만원으로 어렵게 생계를 꾸리고 있다. 불의의 사고로 왼팔까지 잃어 혼자서는 음식도 못해먹는 처지지만, 매일 성당과 복지시설을 돌며 자신보다 힘든 이웃을 위해 봉사활동을 펼치고 다닌다.
봉사의 삶을 살아가던 이씨가 전재산이나 다름없는 임대보증금을 기부하기로 결심한 것은 지난 3월이다. 모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평생 모은 수억원의 재산을 기부한 시장 할머니의 이야기를 접한 직후다.
“쥐꼬리만한 보증금도 받아줄까? 어느 단체에 물어봐야 하나?” 하고 고민하던 이씨는 평소 비슷한 처지의 이웃들을 보살펴 주던 광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떠올렸다. “유산을 기부할 수 있다는데, 보잘 것 없는 제 것도 가능할까요?” 하고 이씨는 공동모금회가 펼치고 있는 ‘행복한 유산 기부 캠페인’ 참여방법에 대해 물었다.
이씨는 상담을 거쳐 자신의 아파트 임대보증금을 모두 내놓기로 서약했다. 공증을 거친 결과 임대보증금 총액은 172만3천400원이었다. 남에게 조금도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몇 만원 안되는 공증비용까지 모두 본인이 부담했다. 이 얼마나 청렴한 사람인가.
물질과 금품은 현실적으로 가장 필요한 것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마음을 함께 나누는 것이 아닐까 싶다. 슬픔과 기쁨을 같이 나눌때 아픔이 줄고 기쁨은 배가 되는 ‘나눔의 법칙’이 따로 있지 않다는 말이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 국민의 마음의 밭은 몹시 거칠고 메마르고 어지러워졌다. 자갈투성이에 잡초가 무성하다. 독버섯과 벌레가 수두룩한 황폐한 마음밭이 됐다.
도시의 하늘도 오염으로 더러워졌다. 연기와 해독 가스로 하늘의 맑은 공기가 혼탁해졌다. 하늘만 혼탁해진 것이 아니다. 강도 혼탁해졌다. 공장에서 나오는 독가스와 하수도의 구정물 때문에 맑은 강물이 흐려졌다. 대기와 강물의 오염보다 더 무서운 것은 우리의 마음의 오염이요, 정신의 부패다. 우리 국민의 마음이 더러워졌고, 양심이 오염됐고, 정신이 혼탁해졌고, 혼(魂)이 흐려졌다. 이것처럼 무서운 것이 없다.
우리는 오염된 마음을 맑게 씻어야 한다. 부패한 양심을 아름답게 정화해야 한다. 썩은 정신을 깨끗하게 순화해야 한다. 몸의 목욕도 중요하지만 마음의 목욕, 정신의 목욕, 영혼의 목욕이 더욱 중대하고 필요하다. 따라서 우리의 마음을 씻자. 정신을 목욕하자. 우리의 영혼을 세탁하자.
뿐만 아니라, MB 정부도 서민을 위한 정치를 해야 한다. 즉 사랑의 정치를 해야 한다. 사랑은 진실로 인생의 알파요, 오메가이기 때문이다. 사랑은 곧 행복의 원리다. 우리는 누구를 사랑하고 또 누구한테서 사랑을 받을때 행복하다. 이 세상에서 아무도 사랑할 사람이 없고 또 아무도 사랑해 주는 사람이 없는 사람은 가장 불행한 사람이다. 인간은 밥만 먹고 사는 동물이 아니고 사랑을 먹고 사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고린도전서 13장에 씌어진 사도 바울의 사랑의 복음은 인간의 말씀으로 표현된 가장 높고 가장 아름다운 사랑의 철학이요, 사랑의 윤리요, 사랑의 찬가다. ‘사랑은 오래 참고 인자하며, 사랑은 질투하거나 자랑하지 아니하며, 교만하거나 무례하지 아니하고 사랑은 제 생각만 하지 아니하며, 성내지 아니하며, 원한을 품지 아니하며, 의 아닌 것을 기뻐하지 아니하며 바른 것을 기뻐하고 사랑은 범사에 믿으며, 범사에 바르며, 범사에 견디나니라’가 그것이다.
정부는 이런 사랑을 가지고 서민의 가슴을 훈훈하게 해야 한다. 그것은 서로 사랑하면 살고, 서로 싸우면 죽는 까닭이다. 십시일반(十匙一飯)이란 말처럼 우리는 저물어가는 세모에 1%라도 이웃돕기를 시작해 보아야 할 것이다.[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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