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기축년 한해도 이제 얇은 종이 한 장에 남아 불어오는 찬바람에 힘없이 흩날리고 있다. 갑자기 추워진 겨울철에는 심근경색 및 뇌졸중 환자 발생 빈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환자는 촌각을 다투는 응급서비스가 그 어느때보다 절실하다.
이에 소방은 1983년 12월 31일 구급업무를 소방법에 규정하면서 양질의 대국민 서비스를 실천하고 있으며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조직으로 발전해 왔다.
구급대원은 환자의 중증도 및 질병내용을 고려하여 의료법 제3조의 규정에 의한 의료기관중 환자의 치료에 적합하고 가까운 의료기관으로 이송하고 있지만, 환자 및 보호자는 대학병원 또는 대형병원인 3차병원을 선호하는 실정이다.
3차병원은 1,2차 병원에서 치료할 수 없는 질병이나 세부 전문의들이 협력이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이송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큰 병원이면 다 좋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3차병원 이송은 계속되고 있다. 이로 인한 응급실 병상의 부족현상에 구급대의 들것에 환자를 대기시키는 경우가 왕왕 있는 실정이다.
지난 10여년 넘게 구급활동을 통하여 느낀 바 단순 환자들의 3차병원 선호 현상이 줄어든다면 장거리 이송 등으로 발생하는 관내 구급서비스의 공백을 줄여 촌각을 다투는 환자들에게 보다 더 신속한 구급지원서비스를 받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실례로 근무 중 단순 두통환자를 3차병원으로의 장거리 이송을 하고 있을 때 관내 응급환자가 발생했다는 무전을 듣고 센터에서 현장까지 5분 거리가 타 센터의 지원 출동으로 10분 이상 지연되는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했다.
이런 환자들에게는 5분이 생사가 좌우되는 시간이기 때문에, 만약 ‘내가 이 환자를 설득하여 가까운 의료기관에 이송했더라면 다른 환자의 상태악화를 막을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안타까운 생각에 하루 종일 몸과 마음이 무거웠던 적이 있었다.
구급서비스는 특정한 개인을 위한 것도 누구의 전유물도 아니다. 모든 국민의 재난현장과 일상생활에서 발생한 응급상황에 대비하여 신속하고 안전한 이송을 목적으로 하듯, 시민들이 이런 사례가 있음을 인식하고 구급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중에도 또 다른 긴급 환자가 생겨 애타게 구원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음을 상기해 불필요한 대학병원 이송 요청을 지양하길 바란다.
코믹스-200727.jpg)
.gif)
돌아가기
.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