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내년 11월 한국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고무적 현상이다. 그것은 한국이 미국(2회) 영국 캐나다에 이어 5번째이자 아시아에서 최초의 G20 정상회의 개최국이 되기 때문이다.
세계 230여 나라 가운데 글로벌 현안을 논의하고 결정하는 G20에 들어간 것만도 대한민국의 성취를 입증하는 것인데, 회의 유치는 외교사에 길이 남을 쾌거이며 국가 위상 제고의 좋은 기회를 잡은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작년 11월 워싱턴에서 열린 G20 1차 회의에서 돌아온 직후 회의 유치 의지를 밝혔고 이에따라 태스크포스가 즉시 가동됐다.
이 대통령의 ‘정상 네트워크’가 힘을 발휘했고 사공일 G20 기획조정위원장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이 주요국을 돌며 공을 들인 것이 결실을 보았다.
국내에서는 G20 정상회의의 한국 개최를 벌써 여러 각도에서 조명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미국 연구소 전문가의 입을 빌려 G20이 2002년 월드컵보다 더 큰 경제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커다란 희망을 전한다.
다른 한편에서는 이번 G20 정상회의를 개최한 미국 피츠버그에서조차 일반 시민에게 피부에 와 닿지 않았던 G20 회의를 왜 한국이 개최해야 하고 실익은 무엇인가라는 의문을 제기하며 폄하 하기도 한다.
하지만 찬반 논의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G20 개최국으로 결정된 것은 대단히 잘된 일이다. 따라서 우리는 G20의 개최국으로서 생기는 반사적 이익에만 집착하지 말고 국가의 품격을 높이는 작업이 남은 1년여 기간에 할 일이 무엇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G20 정상회의를 주도적으로 기획하고 운영하는 데에는 다음 두 가지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첫째, 모든 나라가 관심을 가진, 향후 세계경제의 흐름을 관통할 수 있는 의제를 발굴해야 한다. 국제회의의 성패는 의제를 확정하는 단계에서부터 거의 결정나기 때문이다.
둘째, 한국이 선진국과 개도국 사이의 가교 역할을 담당할 자세와 역량을 보여줘야 한다. 선진국인 주요 8개국(G8)을 비롯해 세계경제의 강자로 부상한 다수의 개도국과 신흥시장국을 아우르는 G20은 자칫 선진국 대 개도국의 판세 대결로 전락할 우려가 있는 까닭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요즘 신명이 나 있다. 친서민·중도 실용의 구호가 잘 먹히고, 정운찬 총리 기용으로 새로운 면모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어, G20 정상회의의 한국 유치라는 대박을 터뜨렸으니 한껏 고무되는 게 당연하다. G20 정상회의 유치는 새로운 국운을 열어가는 중요한 계기가 되리라고 본다.
그럼 중도란 무엇인가? 중도는 중용(中庸)인 것이다. 중용은 대단히 평범한 덕(德)이다. 하지만 진리(眞理)는 평범 속에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중용은 무슨 일이나 극단에 흐르지 않고 과격에 치우치지 않는 것이다. 모자라지도 않고 지나치지도 않는 적정(適正)의 상태다. 불편부당하고 온건중정(穩健中正)한 것이다. 과대와 과소에 흐르지 않는 올바른 중간을 뜻한다. 과불급(過不及)이 없는 것이 중용이다.
중용은 생활의 오랜 경험에서 우러나온 실천적 지혜요, 행동적 진리다. 무슨 일이나 극단과 과격에 빠져서 지나치면 그 결과가 좋지 않다.
공자(孔子)는 중용에서 군자시중(君子時中)이라고 갈파했다. 군자는 그때 그 경우에 꼭 합당하고 적절한 행동을 한다는 것이다. 중용은 단순한 중간이 아니다. 대소사를 막론하고 그 상황에서 꼭 알맞은 행동을 하는 것이다. 중용은 일종의 균형의 감각이요 조화의 센스요, 적정의 지혜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런 ‘시중(時中)’의 진리를 하루 속히 깨달아야 한다. 인간의 마음에 직결되는 소프트 피워에 대해 부단한 노력과 공을 들여야 한다. 이것이 시중의 진리다.
‘더 큰 대한민국’을 이루기 바라는 오늘의 한국인들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시중의 진리인 높은 도덕심과 공공의식이다.
한국인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가는 좋지 않다. 예컨대 새로 개봉된 영화 ‘벨라’와 같은 작품에서 한국은 돈만 알고 염치없는 인물로 묘사됐다. 여기서 한국인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먼저 해외 출국자나 국외 활동자들에 대한 시중의 진리인 높은 교양을 시켜야 한다. 그리고 세계인들에게 감동을 준 자랑스러운 한국인을 발굴, 널리 알리고 적극 표창해야 한다.
세계인들에게 시중의 진리로써 덕치 정치를 하고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 덕치 정치는 민주 정치의 우위에 있기 때문이다.
사회 각계각층의 지혜를 모아 G20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를 기원해 마지 않는다.
코믹스-200727.jpg)
.gif)
돌아가기
.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