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들어 무더위가 한풀 꺾이고 산의 이곳저곳은 새하얀 억새와 들꽃무리로 뒤덮여 가을산행을 즐기려는 등산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처럼 가을 정취를 맘껏 즐기기 위해 해마다 산을 찾는 등산객은 늘어가는 것에 비례하여 자칫 해이되고 들뜬 마음에 산행시 부주의에 의한 안전사고도 증가하고 있다.
2008년도 광주에서 발생한 산악사고 건수는 90건으로 전년도에 비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날로 증가하고 있는 등산객들의 편의를 돕기 위해 남부소방서에서는 2007년부터 봉선동 소재 제석산 등산로 4곳에 등산객의 응급사항 발생시 사용할 수 있도록 13여종의 기초의약품과 응급처치 요령 등이 담긴 안내문을 비치한 구급함을 관리·운용해 오고 있다.
매달 1회 이상 등산로 구급함을 점검하고 부족한 의약품을 수시로 보충하는 등 점검에 임하고 있지만 매번 점검 때마다 사라지는 구급함의 약품 관리에 골머리를 앓아 2008년부터는 구급함에 비밀번호를 갖춘 시건장치를 하여 관리해오고 있지만 이에 비웃기라도 하는 듯 아예 자물쇠 조차 파손된 채 나뒹구는 구급함을 볼때 착잡한 심경을 차마 금할 수가 없다.
며칠전 등산객 김모씨(62)는 “등산도중 발목을 다쳐 파스를 이용하려고 구급함을 이용해보려 했지만 구급함의 자물쇠가 파손된 채 안에 구급약품이 텅비어 있었다”며 “산을 찾는 시민을 위해 마련해 놓은 것을 가져가는 성숙되지 못한 시민의식이 너무 아쉽다”고 토로했다
등산객들의 편의를 위해 설치된 구급함인 만큼 산행하는 모든 시민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지키고 관리하는 성숙된 시민의식이 절실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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