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부랑 할머니가 꼬부랑 고개길을~.’ 어렸을 때 많이 듣던 동요다. 노랫말 속에 ‘꼬부랑’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할머니의 허리 굽은 모습을 쉽게 떠올릴 수 있다. 이처럼 할머니의 허리가 굽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체는 나이가 들수록 노화가 진행된다. 그 중에서도 척추와 허리 쪽의 노화는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만큼 그 영향이 크다. 대부분 허리 쪽에 통증이 생기면 허리디스크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나이가 50세 이상이라면 척추관협착증을 먼저 의심해 보아야 한다.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디스크(추간판탈출증)와 비슷한 증상을 나타내지만 엄연히 다른 질환이며 연령을 불문하고 발생하는 허리디스크와 달리 척추관협착증은 50대 이상에게서 주로 나타나는 퇴행성 질환이다. 척추관협착증이 중년층 이상에서 발생하는 비율은 허리디스크보다 2~3배 높다.
척추관협착증은 신체의 노화에 따른 척추의 퇴행성 변화로 디스크의 수분이 빠져나가 척추뼈와의 간격이 좁아지고 척추관을 구성하는 후관절 돌기, 추궁, 황색인대 등이 두꺼워져 척추관 전후, 좌우로 4방이 좁아지기 때문에 척수와 신경근이 눌리게 되어 통증과 혈류 장애가 생기는 질환이다.
길을 가다 보면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길가에 앉아서 쉬고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척추관협착증은 걷다 보면 다리와 엉치 쪽에 극심한 통증이 나타나게 되어 장시간 보행이 불가능하다. 잠시 쉬면 증상이 괜찮아지기 때문에 자주 쉬면서 걸어야 한다.
또한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를 앞으로 구부렸을 때 척추관 사이의 공간이 늘어나기 때문에 신경압박의 정도가 줄어들어 통증이 덜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구부정하게 허리를 숙이고 걸어 다니는 것이 훨씬 편하게 느껴져 척추관협착증을 일명 ‘꼬부랑 할머니병’이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척추관협착증은 환자에 따라 수술을 하지 않고도 치료할 수 있다. 발병 초기에 약물치료나 신경요법, 운동요법 등을 통하여 확실하게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척추관협착증 환자는 만성적인 요통을 겪는 경우가 많고 허리보다 다리 통증이 더 심해 무릎 부위의 질환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있어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고 난 후에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수술적인 요법을 요할 수 있다.
척추관협착증의 수술적 치료는 두꺼워진 황색인대, 후관절 돌기, 추간판을 절제하거나 신경공을 확장시켜주는 척추감압술, 디암 등을 이용한 연성 고정술 등이다.
모든 질환이 그렇듯 조기에 발견하여 빨리 치료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중년 이상에서 척추관협착증의 의심 소견이 보이면 집에서 파스나 자가적으로 치료하는 것보다 즉시 척추전문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진과 치료를 받는 것이 노년에 구부정한 허리를 예방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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