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공무원들이 일명 ‘카드깡’ 업자들로부터 금품을 받아오다 덜미가 잡혀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다. 충격적이다. 그것은 경찰이 부가가치세과 직원들이 신용카드 위장 가맹업체와 결탁해 범죄 사실을 눈감아준 혐의를 잡고 서울 구로·용산·종로세무서 3곳을 압수 수색했기 때문이다.
이는 탈세 사실을 적발해 세금을 추징해야 할 공무원들이 국민 세금을 도둑질한 것이나 다름없는 일이다. 공무원은 청렴 결백해야 한다.
카드깡은 급전이 필요한 사람에게 마치 물건을 사고판 것처럼 매출전표를 끊어준 다음, 고율의 이자를 받고 현금을 내주는 것이다. 세무서 직원들은 신용카드회사로부터 카드 거래내용을 매일 전산으로 통보받는 ‘신용카드 조기경보시스템’을 이용해 카드깡을 적발한다. 하지만 세금 도둑들은 업종이나 규모에 걸맞지 않게 과다한 매출이 발생하는 의심스러운 거래를 적발하고도 뒤로 돈을 받고 덮어버렸다.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긴 꼴이다. 우리나라가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렀는가. 한심스럽기 그지없다. ‘상탁 하부정(上濁下不淨)’이란 말이 옳다.
2월 서울 양천구청에서는 8급 기능직 공무원 한 사람이 26억 원에 이르는 장애인 보조금을 빼돌렸다.
한 읍사무소의 7급 여성 공무원은 34개의 차명계좌를 만들어 생계가 어려운 기초생활수급자에게 써야 할 세금 10억 원을 빼돌려 빚 갚고, 땅 사고, 차 사고, 해외여행을 갔다가 금년 초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된 일도 있다.
정부 지원금으로 승용차를 사고 주식투자를 한 기업체 대표, 군 장병 급식용 쌀을 빼돌려 시중에 내다 판 육군 원사도 있다.
이들 모두 세금 도둑에 해당한다. MB 정부는 반드시 공직사회의 부패를 척결해야 한다. 공무원들이 사욕(私慾)에 눈이 멀어 국민 세금을 훔치는 것은 다른 어떤 범죄보다도 죄질이 나쁘기 때문이다.
정부 당국은 공직 부패를 봐주는 것이 부패를 조장하는 행위임을 십분 인식하고 관련자를 엄하게 처벌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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