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 당시 총상을 입었던 60대 유공자가 20여년간 정신질환 등에 따른 치료를 받아오다 끝내 숨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14일 광주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8시25분께 북구 오치동 모 아파트 6층 작은방에서 김모씨(60)가 쓰러져 숨져있는 것을 김씨의 누나(71)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5.18민주유공자 1급인 김씨가 정신질환과 알코올중독 등으로 장기간 병원 치료를 받아왔다는 유족의 진술을 토대로 약물 복용 과다에 따른 돌연사인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중이다.
80년 당시 평범한 회사원이던 김씨에게 불행의 그늘이 닥친 것은 ‘신군부의 군홧발’이 광주를 점령하면서 부터다. 군부의 총칼에 맞서 거리로 나섰던 광주시민들의 대열에 김씨도 합류했다.
‘군부 철수’와 ‘민주화 쟁취’를 외치던 그는 총탄에 쓰러져가는 시민들 속에서 다행히 목숨은 건졌으나 어깨에 총상을 입는 부상을 당했다.
이후 단란한 가정을 꾸려 아들까지 낳았던 그는 아내와의 성격차이로 2년 뒤 이혼의 아픔을 겪어야 했다.
이혼 후 그의 삶은 스트레스와 알코올이 야금야금 갈아먹기 시작했고 결국 정신질환과 알코올중독의 수렁에 빠졌다.
정신병원 입원과 퇴원을 수 없이 반복하던 김씨는 최근까지 95세의 노모와 영세민아파트에서 거주해 오다 이날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5.18부상자회 관계자는 “80년 5.18 당시 부상을 입거나 고문을 당한 시민들은 후유증때문에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5.18의 그늘이 김씨의 삶을 파탄으로 몰고간 것으로 보인다”고 안타까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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